[정상회담] ‘연장→일정대로’ 한때 긴박감 고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간 3일 정상회담이 오후 2시간여동안 아찔한 급반전을 2차례나 이어갔다.

김 위원장이 ‘2007남북정상회담’의 일정 연장을 요청했다가 예정대로 치르기로 입장을 바꾸면서 남측 대표단은 오후 한때 극도의 긴박감을 느껴야 했다.

김 위원장의 연장 요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뭔가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북측의 의지가 작동하는 것 아니냐’거나 ‘남북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분석이 나왔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하루가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이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끝낼 수는 없는 것이어서 연장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 시간이 아쉬운 상황인데, 아리랑 공연과 각종 경제시설에 대한 참관 일정과 오.만찬 일정 등을 감안하면 오후 회담도 2시간 안팎에 불과한 실정인 만큼 하루 연장해서라도 심도있는 ‘끝장 토론’을 통해 ‘6.15공동선언’을 뛰어넘는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려는 제안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있는 결과를 내려는 의지의 이면에는, 오전 첫 정상회담에서 적잖은 이견이 노출되면서 쉽지 않은 회담이 됐고, 그래서 시간이 더 필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첫 회담을 가진 뒤 평양 옥류관에서 남측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 미래를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며 “한가지 솔직히 벽을 느끼기도 했다. 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불신의 벽이 있었다”며 쉽지 않은 회담임을 털어놓았다.

양 정상이 대화를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과 핵문제, 남북 경제협력, 한반도 평화문제 등 큰 그림을 그리는 가운데 입장 차이가 노출됨에 따라, 이견해소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김 위원장이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김 위원장이 회담 연장을 요청했던 것은 남북간에 논의해야 할 사안이 굉장히 많다는 것으로, 북측 입장에서는 뭔가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실질적 진전을 이룩할 합의들을 구체화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담장 밖에서 회담연장 제의에 대해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김 위원장은 오후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고 연장 제안을 철회함으로써 긴박감이 해소됐다.

일단 오후 회담을 통해 양측의 이견이 풀리면서 합의문이 만들어질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양 정상은 4일 오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선언 형식으로 발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합의문에 담길 내용으로 관심이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회담 연장을 요청하면서까지 이번 회담에 대한 의욕을 보인 만큼 합의문에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급진전시킬 ‘큰 선물’이 담기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고 교수는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이 추상화, 모호성을 띠며 큰 그림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구체화하려는 것 같다”며 “오늘 충분히 이야기하고 내일까지 조율해서 공동선언 만들어내고 다음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남북관계가 진전되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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