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어떤 성과 남기나

2007 남북정상회담이 4일 ‘10.4 공동선언’ 발표를 끝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친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북 및 남북정상회담은 적지 않은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우선 거론할 수 있는 성과는 남북 정상간의 대화를 이어갔다는 데 있다. 정례화 수준에는 못미쳤지만 남북정상회담을 7년만에 복원해 ‘일과성 이벤트’에서 벗어났다.

모든 결정이 사실상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한 사람의 의중에 달려 있는 북측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두 정상이 공감대를 넓혔다는 점은 의미가 의미가 깊다.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 뒤 “한가지 쉽지 않은 벽을 느끼기도 했다”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간에 허심탄회한 얘기가 오갔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등 비핵화 2단계 조치의 연내 완료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미국의 상응조치가 명시된 6자회담 합의문이 발표되는 등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변하는 시점에서 이에 뒤처지지 않고 남북관계를 한층 더 탄력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한 것이다.

지난 2000년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1차 정상회담이 만남 자체에 방점을 두고 화해의 물꼬를 텄다면 이번에는 ‘10.4 공동선언’을 통해 구체적 방안 도출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세부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번 선언에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협력을 위한 포괄적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이 3일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만찬 연설에서 남북 경제협력 확대 및 이를 통한 ‘경제공동체’ 비전을 제시한 점은 새겨봐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노 대통령은 “서로의 장점을 살려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향후 남북간 경협의 수준과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번 회담과 관련, “그런대로 잘 진행되는 것 같다”면서 “어제 두 차례 회담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본다. 두 정상이 남북관계의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했다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선거일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임기말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합의는 이행 연속성의 확보가 과제로 지적된다.

50%가 넘는 지지도를 보이면서 대세론 확산을 시도중인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가 집권할 경우 대북 정책에 있어서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변화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노 대통령의 방북전부터 “차기 정부에 부담을 지우는 합의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해왔다.

‘10.4 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이 구체적 실행방안을 담보하고 있느냐도 이번 회담의 성과를 가를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밋빛 비전만 제시한 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면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합의의 결과에 따라서는 ‘대북 퍼주기’ 논란 등이 재연되면서 대선을 앞두고 ‘남남(南南)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과 보수단체에서 요구해 왔던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및 북한 인권문제 등에 대한 진전된 합의사항 도출 여부도 이번 회담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밖에 이번 회담은 북측의 잦은 일정변경 등에 따른 외교적 결례 논란도 낳았다.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에서 열릴 예정이던 노 대통령의 평양 도착 환영행사의 장소가 갑자기 4.25문화회관 앞으로 바뀐 것을 비롯해 이틀간 각종 행사의 시간 또는 장소가 변경된 사례가 6차례에 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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