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아리랑’ 감상평 각양각색

노무현 대통령이 내달 남북정상회담 때 관람키로 결정한 북한의 ’아리랑’ 공연에 대한 남측 관람객들의 감상평은 다양하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길에 아리랑 공연을 본 남측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체제선전 내용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2005년 공연에 비해 군사관련 내용이 빠져 유연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들의 감상평은 “동원된 아이들이 불쌍하면서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 “공연 초반에 체제선전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아 놀랐다”, “2005년 하반기부터 군사관련 내용이 빠지면서 내용이 무척 유해졌다”, “공연은 공연일 뿐이다” 등으로 대별된다.

수해로 중단됐던 공연이 재개된 지난 17일 아리랑을 관람했던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27일 “공연 내용이 2005년 상반기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며 “군사적인 내용이 빠져서인지 체제를 선전하는 부분이 많이 완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5년 10월 공연 때부터 군사 퍼레이드나 총검술 장면, 북한군이 미군과 국군을 때려눕히는 장면, 한줄기 빛이 올라가는 가운데 인공기를 표현하는 카드섹션으로 고 김일성 주석을 영도자로 묘사하는 장면 등이 삭제되고 대신 태권도 시범이 들어가는 등 정치 색채가 많이 엷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치마차림의 여성 군악대의 연주장면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연을 관람할 때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관람을 앞두고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체제선전 대목이 대폭 빠지면서 내용이 굉장히 유해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 7월말 ’아리랑’ 공연을 처음 봤다는 다른 단체 관계자는 “일제시대 항일 무장활동으로 시작되는 공연은 김일성 주석을 신적인 존재로 표현하는 등 정치적 냄새가 굉장히 강했다”고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는 “공연 중반부터 두벌농사, 콩농사, 종자혁명 등 농축산 정책 등을 선전하는 카드섹션과 아이들의 공연이 이어졌다”며 “공연을 체계적으로 잘 진행한다는 생각보다 기계처럼 공연하는 아이들이 불쌍하면서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마지막 부분에 ’우리는 하나’라는 제목의 경음악이 울려퍼지면서 한반도 지도를 그리는 카드섹션이 이어지는 대목이 있는데, 내가 느꼈던 순수한 통일과는 좀 다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연인원 10만여명이 출연하는 ’아리랑’은 백두산에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표현한 카드섹션으로 시작하는 서장을 포함해 ’아리랑 민족’, ’선군 아리랑’, ’통일 아리랑’ 등 총 7개 장에 걸쳐 항일 무장투쟁, 북한 정부 수립, 경제건설 등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화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아리랑은 공연 초반에 일제와 싸워야 했던 민족 수난사와 이를 김일성 주석이 영도해 이겨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체제를 찬양하는 공연이라는 시각을 갖고 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고, 북측 문화예술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보면 독특한 공연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인원 10만명이 출연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보니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면이 있으나, 공연은 공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