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시민, 학계 “환영, 내실있는 회담돼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28∼30일 평양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8일 전해지자 일반 국민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연합뉴스가 전국 취재망을 동원해 부산, 대구, 경기도 등 지방에 사는 학계인사와 시민단체 관계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지역. 직업에 관계없이 대부분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내실있는 회담이 되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5개월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정치적인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정상회담의 투명한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환영, 내실있는 회담돼야” = 부산대 김진영 교수는 “북핵문제가 해결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꼭 필요하고 환영할 일”이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이 생산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내실있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YMCA 오문범 시민중계실장도 “정상회담이 만남이라는 의미를 넘어 실질적인 남북협력과 화해의 무드를 조성할 수 있는 내실있는 회담이 되도록 충분한 준비와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통일연대 김성희 교육위원장은 “북핵관련 2.13 합의가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전북 전주에 사는 회사원 윤지훈(25.여)씨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로 온국민이 침울해 있었는데 오랜만에 기분 좋은 소식”이라며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YMCA 차윤재 사무총장도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손을 맞잡았던 장면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활짝 웃었다.

충청대 남기헌 교수는 “남북이 언제든지, 의제와 관계없이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 “남북 정상이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공존 선언을 했으면 한다”고 기원했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이번 기회에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인유(45)씨는 “이번 회담이 형식적인 회담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처장은 “지금 정치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정상회담 개최발표는 정말 상쾌하다”면서 “민간영역의 남북교류도 급물살을 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동열(41)씨는 “아프간 피랍사태로 어수선한 시점이고, ‘또 퍼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도 있을 수 있지만 제2차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뒤 “이번 회담이 경제적으로 힘든 서민들에게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적 오해 소지, 투명하게 추진돼야” = 부산YMCA 오문범 시민중계실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만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정상회담 추진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김학성 교수는 “남북의 정상이 순수하게 남북관계 발전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대선문제도 연결될 것이기 때문에 정상회담 이후 국내 정치가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의 강영석 이사장도 “기본적으로 남북정상회담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약속한 답방을 무시하고 또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눈앞에 다가온 대선정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남북간에 교류.협력이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진대 소성규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특히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코 앞에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는데 대해 국민들은 의혹을 가질 것”이라면서 “국민이 의혹을 갖지 않도록 투명하고 내실있는 회담이 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