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성큼 다가온 4자 정상회담

“남북정상 차원에서 그칠 일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8일부터 열린다는 소식에 외교 전문가들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을 엮는 4자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노무현 대통령 임기말에 성사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현재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이 없었다면 생각하기 어렵다는 시의성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그리고 자신이 참석해 한국전쟁의 종전을 선언하자’는 구상을 밝힌데서 추진 동력을 충전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 임기 초반에 정상회담 시도가 거듭 무산되면서 한동안 `남북정상회담은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하노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다시 동력을 얻게됐다는 얘기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과 북한이 지난 1월 베를린에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을 전제로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발걸음을 빨리 하기로 합의했고 그 결과는 2.13합의로 이어졌다.

특히 6자회담 참가국들은 2.13합의를 통해 동북아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별도의 실무그룹회의를 가동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체제 문제가 국제사회의 화두로 부상했다.

이런 주변 상황의 변화는 남북정상회담에 ‘6자회담의 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활성화’라는 명분을 부여함으로써 성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과정에서 BDA 문제가 완전 해결되기 전에는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없다던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이뤄진 남북 고위당국자간 접촉은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가장 큰 의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작업이 될 것이며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을 발판으로 한 4자 정상회담이 성사돼야 한다는데 외교가에 이론이 없다.

그리고 4자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시기로는 9월 유엔 총회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중인 비핵화 2단계 조치인 핵시설 불능화가 어느 정도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돌입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구체적인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략 연말 전에는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4자 정상회담 이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려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토대로 미리 4자 정상회담에서 제시할 의제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의 평화문제를 논의할 6자 외교장관회담도 9월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정상들은 우선 정전상태인 한반도의 질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상징적으로 국제사회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정전협정의 폐기와 함께 남북한, 그리고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한때 총부리를 겨누었던 상대가 평화를 약속하는 자리를 핵심당사자간에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남북정상회담을 뛰어넘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가장 큰 관건으로 생각하는 미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북핵 2.13합의의 이행이 지체되거나 북한이 핵폐기 과정에서 주춤거릴 경우 4자 정상회담의 성사가 한동안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