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박재규 “미국도 오해나 반대 없을 것”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수행했던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은 8일 “미국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보며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는 국민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남북 당국의 정상회담 발표 직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6.15 선언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할 일이 많고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한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박 전 장관과 일문일답.

–7년만에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나게 됐는데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나는데 7년이 걸렸다. 그동안 북한의 고위층을 만날 때마다 2차 회담을 빨리 할 것을 설득해 왔다. 회담 장소가 서울이 아니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평양 회담을 크게 환영한다.

–장소가 평양으로 결정됐는데

▲2000년 정상회담 당시 서울 답방을 합의했을 때는 가능한 한 속도를 내 김대중 정부 임기내 회담을 다시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1차 회담후 미국과 정상회담을 한 후 서울로 내려오겠다는 계획을 갖고 조명록 특사를 미국으로 보내 클린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했고 그후 고어가 아닌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관계가 악화됐었다.

–2005년 6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의 반응은

▲당시 김 위원장은 ’2차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가 오지 않은 것’이라며 ’답방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생각을 전해달라’고 이야기했다. 그 후 정부가 장소와 시기에 관계없이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양측 정상들이 논의할 의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2.13 비핵화 합의가 끝까지 잘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며 남북 평화공존과 협력관계 구축, 이산가족 문제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6자 회담 진척도 등과 관련해 남북정상회담도 속도조절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었는데

▲물론 미국은 2.13 합의 이전에는 북핵 문제가 가닥이 잡힌 이후 회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제 북핵문제가 2단계인 불능화 단계에 들어선 시기여서 미국도 큰 오해나 반대는 없을 것으로 본다.

–회담 시기를 놓고 국내 정치 일정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

▲2000년 1차 회담때도 총선을 앞둔 시기여서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에도 총선보다 큰 선거인 대선을 앞두고 있어 ‘북풍이 아니냐’하는 얘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부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잘 설명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차 회담 때와는 달리 이번 선거에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 멀리 보고 생각해야 하며 국민도 정상회담을 했다고 해서 평소 지지후보를 바꿀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남북한, 미국, 중국 등 4개국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광범위한 의제를 놓고 양측 정상간 대화가 오갈 것이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협조와 협의가 필수적이어서 4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회담이 햇볕정책의 성과로 보나.

▲햇볕정책이나 그 이전 정부의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을 위한 노력들이 모두 ’포용정책’의 하나라고 본다. 최근 한나라당이 내놓은 대북정책도 정부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진전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았다.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화해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도 힘을 실어줘야할 것으로 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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