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미 국무장관 방북 재현될까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의 열기 속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것처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도 이번 정상회담 이후 방북하게 될까.

외교가의 반응은 “7년 전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라는 쪽이다.

최근 북한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관계개선 행보를 걷고 있는데다 한반도 주변 정세도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7년 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2000년 6월13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개최된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리고 한국 언론사 사장단이 대거 방북하는 등 한반도에는 화해의 물결이 몰아쳤다.

그러더니 그해 10월9일 북한의 조명록 특사가 전격적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라 빌 클린턴 대통령을 면담하고 북.미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그 열기를 몰아 10월23일부터 사흘간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 두차례에 걸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했다.

당시에는 제네바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문제가 현안으로 다뤄졌고 북.미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 논의됐다.

일각에서는 클린턴 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상호 교차 방문 가능성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최근의 상황과 유사하다.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한동안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북.미 관계는 북핵 6자회담의 성공적 추진 속에 핵폐기를 위한 9.19공동성명과 그 실천을 위한 2.13합의가 도출되면서 7년전 상황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가 연이어 열리면서 양측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서로 상대국을 교차 방문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된 상황에서 그 윗선인 라이스 국무장관의 평양방문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8일 남북정상회담후인 9월께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라이스 장관이 방북, 7년전과 같이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경우 이른바 핵폐기를 위한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는 물론 궁극적으로 수교를 지향하는 과감한 조치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정전 상태인 한반도의 질서를 평화체제로 변경하는 문제도 현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7년전 클린턴 대통령과 김위원장 간 만남이 거론된 것처럼 부시대통령 차원으로 논의가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북한은 물론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참여하는 4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6자회담이 2단계로 설정해놓은 핵시설 불능화의 실질적 추진이 전제돼야 한다는데 외교가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결국 북한의 핵폐기 의지가 라이스 장관의 방북은 물론 북.미 관계 정상화, 나아가 한반도 질서의 재편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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