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대중문화 교류 활기 띨까①-방송

※이달 말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방송ㆍ영화ㆍ가요 등 대중문화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남북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양하고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우리 민족의 일체감과 동질성을 확인하고 문화적ㆍ산업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바라는 것. 그러나 한편으로는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드높았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떠올리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는 게 사실이다. 6ㆍ15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간 대중문화계에서 진행돼온 각종 남북교류의 경과를 돌아보고 두 번째 남북상회담 이후의 상황을 분야별로 세 차례에 나눠 전망해본다.

방송위원회는 2000년 6ㆍ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북한과의 방송 교류에 박차를 가해 2002년 8월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와 ‘남북간 방송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연내 체결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 합의는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또 2003년과 2005년 남북 방송인 토론회와 영상물 소개모임을 평양과 금강산에서 개최하고 올림픽과 월드컵 등을 북한에 중계하는 등 남북 방송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최근에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상파방송사 역시 2000년 6ㆍ15를 방송교류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북이 공동으로 제작ㆍ방송하는 진정한 교류보다는 단순히 촬영이나 공연 장소가 북한이라는 일방적인 이벤트성 행사도 많아 한계도 있었다.

KBS는 2000년과 2002년 서울과 평양에서 이뤄진 남북교향악단의 합동공연을 비롯해 2003년 8월 KBS ‘전국노래자랑’ 평양공연 등을 성사시켰다. 또한 남북 방송인들이 공동 제작해 백두산에서 생방송한 ‘백두에서 한라까지’와 북한에서 촬영한 자연다큐멘터리 ‘백두고원을 가다’ 등의 방송교류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북한 조선중앙TV에 주문 제작한 드라마 ‘사육신’이 8일부터 방송된다. 협의부터 제작까지 5년간의 산고 끝에 만들어진 ‘사육신’은 남북 방송교류사 최초의 드라마 교류라는 의미를 가진다. KBS는 ‘사육신’을 시작으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제작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BS 김기춘 남북교류협력팀장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교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기본적으로 방송 분야의 교류에도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의 체제를 흔드는 큰 그림의 교류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프로그램 교환이나 공동제작, 기술 지원 등 방송분야에서 한 차원 높은 교류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MBC는 시사 교양물을 중심으로 남북 교류를 전개해왔다. ‘MBC 스페셜’은 2005년 3월 처음으로 남북 공동제작 자연다큐멘터리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을 가다’를 방영한 후 올해 2월에 ‘자라의 생존법칙’을, 4월에 ‘개마고원의 불개미’를 방송했다. 남북 공동제작 자연다큐멘터리 촬영은 북한의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 자연다큐멘터리 팀이 맡았고 MBC는 이를 재구성하고 편집했다.

지난해 4월에는 창사 45주년 특별기획으로 ‘MBC 창작동요제’를 금강산 온정각 야외특설무대에서 개최한 데 이어 9월에는 남북공동 기획 다큐멘터리 ‘최초공개 금강산의 여름’ 편을 통해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내금강을 비롯해 외금강과 해금강까지 이어지는 총체적인 금강산의 모습을 소개했다.

앞서 ‘MBC 스페셜’은 2004년 1월 북한 현지를 찾아가 다양한 북한 요리의 세계를 보여주는 ‘북녘 전통음식 기행’을 방영했다. 촬영은 MBC와 북한의 조선중앙TV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남과 북의 리포터가 각각 북한의 음식과 각 지역의 대표 명승지를 소개했다.

MBC는 2002년 9월 이미자ㆍ윤도현밴드ㆍ최진희 등의 평양 특별공연을 개최해 처음으로 북한 현지에서 생중계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으며, 올해부터 3개년 계획으로 시작된 ‘북한산림녹화 사업’의 주관 방송사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올해 3월에는 MBC 인기 드라마 ‘주몽’의 주요 배우와 제작진이 고구려의 흔적을 찾아 평양을 방문해 동명왕릉과 고구려 고분,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모란봉 유적 등을 돌아보기도 했다.

SBS는 2003년 10월에 류경 정주영 체육관 개관 기념 공연에 이어 2005년 8월에는 가수 조용필의 평양공연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SBS 배성례 남북교류협력단장은 “음악공연과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북간 정서적 동질성 회복과 민족 일체감을 조성하고 대중문화 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는 ‘북한 주민 연탄보내기’ 지원 사업을 펼쳤고 2005년에는 ‘통일 사전 편찬 사업’과 ‘평양 비닐하우스 건립’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SBS 스페셜’을 통해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내금강을 탐방하는 모습을 방송했고, ‘기아체험 24시간’ 제작팀이 7월30일부터 8월 3일까지 월드비전 관계자 등과 함께 북한 대홍단 씨감자생산사업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이와 함께 올해 북한 조선중앙TV와 영상물 사용료 지급 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2천500만 원 규모의 북한 영상물을 구입하기로 했다. 구입한 영상은 SBS 뉴스 및 특집 제작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10월 말에는 SBS 주최로 KPGA 투어 ‘금강산 에머슨 퍼시픽 오픈 골프대회’를 금강산 현지에서 생중계 방송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우승 한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이 또다시 성사돼 한동안 침체기에 빠진 남북 방송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는 1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인적ㆍ물적 교류를 정례화하는 한편 남북 공동제작과 특파원 교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북한 영상물이나 관련 보도를 국내 방송이나 소식처럼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2002년 남북한이 약속했던 남북간 방송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조속히 서명해야 하며, 전담 기구나 방송위 내 부서를 만들어 지상파3사뿐 아니라 군소방송사와 뉴미디어 등도 남북한 교류와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