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대중문화 교류 활기 띨까③-가요

가수 김연자는 2001년과 2002년 북한에 초청돼 평양과 함흥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갑습니다’ ‘도시처녀 시집와요’ ‘휘파람’ 등 북한가요와 함께 ‘눈물 젖은 두만강’ ‘목포의 눈물’ ‘황성옛터’ 등 남한의 애창가요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공연은 북한에서 방송뿐만 아니라 로동신문 등을 통해 ‘명공연’이라는 극찬을 받는 등 높은 평가를 끌어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공연을 계기로 남한가요 20곡을 북한 주민이 마음대로 부를 수 있도록 해금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연자의 공연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후 대중가요계가 일궈낸 대표적인 성과로 여겨진다. 북한은 2002년 이 공연을 6ㆍ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열린 주요 행사로 꼽기도 했다.

실제로 대중가요계에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 김연자의 공연을 비롯해 많은 남한 가수의 북한 공연이 봇물 터지듯 성사됐다.

특히 2002년 9월 평양에서 마련된 ‘MBC 평양 특별공연’ 때는 이미자를 비롯한 남한 가수들이 대거 방북, 북한 주민에게 남한 전통 가요부터 록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려줬다.

당시 공연은 2회로 나눠 열렸다. 이미자는 27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인사와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백아가씨’ ‘아씨’ ‘황포돛대’ ‘흑산도 아가씨’ 등 자신의 대표곡과 ‘애수의 소야곡’ ‘나그네 설움’ 등 남한 인기 트로트 가요를 불렀다.

29일 같은 장소에서는 최진희, 윤도현밴드, 테너 임웅균 등이 무대에 올라 통일 열망을 노래에 담아 열창했다.

2005년 8월23일에는 조용필이 이미자에 이어 두 번째 북한 단독 공연을 성사시켰다. ‘광복 60주년 SBS 특별기획-조용필 평양 2005’라는 이름 아래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7천여 명의 관객 앞에서 남한 ‘국민가수’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하지만 남한 가수의 북한 공연은 남북의 정치적인 상황에 의해 좌우되는 한계를 보였다. 2002년 서해교전 이후 한동안 공연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2006년 북핵 실험도 북한 공연 성사의 걸림돌이 되는 등 남북관계의 분위기에 의해 민감한 영향을 받았다.

한편 유비엔터테인먼트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공동으로 북한 저작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제작한 통일음반 ‘동인(瞳人)’을 올 6월 선보이기도 했다. 이 음반에는 ‘반갑습니다’ ‘휘파람’ ‘심장에 남는 사람’ ‘우리는 하나’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여성은 꽃이라네’ ‘아직은 말 못해’ ‘생이란 무엇인가’ ‘김치 깍두기 노래’ ‘자장가’ 등 북한의 유행가 10곡이 바이브, 마야, 배슬기, 베이브복스 리브, JK김동욱, 마로니에걸즈, 엔젤 등 남한 인기 가수들의 목소리로 담겼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2000년 직후 많은 가수들이 통일을 테마로 한 공연을 북한에서 펼쳤는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런 붐이 다시 일기를 바란다”며 “정책적인 면보다는 문화적인 접근이 통일의 진정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올해 대선 국면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정치 이데올로기로 변질할 가능성이 있는데, 문화 교류만큼은 순수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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