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남북 농업교류.. 농진청 역할은?

남북 정상이 4일 ‘남북관계발전 평화번영선언’을 통해 농업 협력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녹색혁명을 이뤄냈던 농촌진흥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농진청은 20여년 전부터 북한 농업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완료 또는 진행하고 있다.

1995년부터 북한 주요 작물의 품종을 수집, 2002년 이미 벼 101개, 콩 66개, 옥수수 8개 품종 등 북한에서 실재 재배되는 작물의 생육특성 검정을 완료했고 동시에 북한의 기후와 토양 등 농업 환경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또 아무래도 남한보다 추운 북한에서 재배가 가능한 내냉성, 조숙성에 다수확성을 가미한 벼와 콩, 옥수수 등 주요 작물 4천200개 계통도 육성했다.

이같은 품종들의 북한지역 적응성 검토를 위해 북한과 위도가 비슷한 중국 지린(吉林)성과 랴오닝(遼寧)성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벼 등 주요 작물 80종의 재배 시험도 실시하고 있다.

남북 농업교류를 위해 꾸준한 준비를 해 온 농진청은 교류에 있어 몇가지 단계를 예상하고 있다.

첫번째 교류 초기 단계에는 종자와 비료 등 농업 자재와 재배기술의 직접 지원이다. 이미 민간단체나 경기도 등 자치단체가 이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당장 시행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농진청은 내다봤다.

초기 단계를 거쳐 확대 단계로 나가면 북한지역에 농진청이 직접 시범 재배단지를 설치한 뒤 우량 종자와 정밀 농법을 전파한다. 확대 단계의 구체적 실천을 위해서는 농진청과 북한에서 농진청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농업과학원과의 협의체 구성과 정기적 만남 등은 필수적으로 따라와야할 사항이다.

아직까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기에 남북 농업 교류는 일방적인 남측의 지원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남한도 북한에서 얻을 수 있는 농업적 잇점은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다양한 작물 유전자원을 들 수 있다. 남한은 급격한 농업 근대화로 재래종 유전자원이 많이 사라진 상태지만 북한에는 토종작물 유전자원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이들 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량한다면 세계적인 종자전쟁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남북 농업 교류에 대한 꾸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정책적인 합의만 이뤄진다면 인도적 차원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 부문 교류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최근 북한도 열악한 종자은행 사정으로 토종 유전자원이 빠르게 유실되고 있기에 남북 공동 유전자원 연구와 저장고 설치 등은 빠르면 빠를수록 민족 전체의 이득이 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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