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개성 준비접촉 뭘 논의하나

정부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 절차문제를 협의할 준비접촉을 오는 13일 개성에서 열기로 함에 따라 뭘 논의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는 오는 28일 시작될 정상회담까지 시일이 촉박하지만 그동안 남북간 회담을 꾸준히 진행해온 데다 2000년 정상회담 준비접촉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순조롭게 사전 준비가 이뤄질 것으로 공언하고 있지만 회담 자체가 충분한 협의없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회담의제 문제가 어떻게 조율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실무접촉에서는 회담의제는 물론 대표단 규모와 구체적 체류일정, 왕래경로 및 절차, 선발대 파견 등 방북과 관련한 실무절차도 논의될 예정이다.

◇ 회담의제 설정되나 = 남북이 준비접촉 과정에서 정상회담 의제를 합의서 형태로 도출해낼 지, 아니면 묵시적 합의 형태에 그칠지는 접촉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남북은 1차 준비접촉에서 각자가 마련한 의제를 교환한 뒤 뒤이어 열릴 추가 접촉에서 본격적인 의제 조율을 할 것으로 짐작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발표된 지난 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간 평화 문제, 군비통제, 경제협력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하라”며 4가지 회담 의제를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 측은 준비접촉에서 이러한 4가지 분야에서 구체적인 의제들을 제시, 북측과 합의를 시도할 방침이지만 준비접촉에서 정상회담 의제가 확정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북한 체제 및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두 정상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포괄적인 의제’를 논의하는 게 미리 의제를 특정하는 것보다 바람직할 수 있는데다 큰 이슈들은 이미 서로가 파악하고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관련부처 국장급 2명으로 구성된 준비접촉 대표단은 준비접촉에서는 포괄적 의미의 의제에만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1차 정상회담 당시에도 5차례 준비접촉 끝에 5월 18일 남북이 서명한 `실무절차 합의서’는 회담 의제를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라고만 규정했다. 결국 임동원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그해 5월말과 6월초 두차례 방북해 대략적인 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특사 방북을 통해 의제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의제 논의를 위해 또다른 특사가 필요하지는 않으며 회담 이전에 여러 통로를 통해 의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의제의 경우 사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협상테이블에서 곧바로 올려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정상회담에서 세부적인 의제를 논의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어차피 정상들이 큰 틀에서 합의를 하면 후속 남북 당국자 간 회담을 통해 실천방안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른 절차 문제 = 준비접촉에서는 의제 설정과 함께 대표단 규모와 구체적 체류일정, 왕래경로 및 절차, 선발대 파견 등 방북과 관련한 실무절차도 논의된다.

정부는 준비접촉과 병행해 통신.보도 실무자 접촉에서 대통령의 국가지도통신망, 남북직통전화, 국제전화회선, 휴대용 위성장비 반입 보장 등의 문제를 협의하는 한편 의전.경호 실무자접촉에서는 근접경호, 숙소경호방식, 행사장 사전 점검, 경호장비 반입, 비상구급대책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절차 문제 등은 제1차 정상회담 준비접촉의 전례를 준용할 수 있어 양측이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차 정상회담 준비접촉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남북이 이전에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합의를 이룬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때 경험을 준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시 남북은 ▲대표단 구성은 수행원 130명과 취재기자 50명으로 하고 ▲회담형식과 횟수는 상봉과 회담을 최소한 2∼3회 실시하되 필요시 추가하며 ▲선발대는 방문 12일전에 30명을 파견하되 판문점을 통해 왕래하도록 합의했다.

다만 이번의 경우 1차 때와는 달리 남은 시간이 적다는 점 등에서 대표단 규모와 선발대 파견시점 등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선발대는 평양에서 정상회담 행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현장 답사 등을 통해 점검하고 통신.보도, 의전.경호 등 실무문제들을 북측 실무진과 협의, 확정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준비접촉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남측대표단의 왕래경로와 절차 문제다. 정부는 준비접촉에서 남측대표단의 육로를 이용한 방북을 요청할 계획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2000년 실무합의서는 왕래절차를 “항공로 또는 육로 이용”이라고 합의했지만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서해상 직항로를 통해 비행기로 평양을 방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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