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北 ‘아리랑’은 어떤 공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달 2~4일 남북정상회담 기간 관람키로 한 북한의 ‘아리랑’ 공연은 연인원 10만명이 출연하는 매스게임의 일종인 ‘대(大)집단체조’이다.

북한은 이 공연에 대해 “조선의 정서와 넋이 담긴 민요 아리랑을 주제로 민족의 운명사와 세태풍속을 서사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리랑은 2002년 처음 창작돼 4월29일부터 8월15일까지 평양 릉라도의 5.1경기장에서 90여회 공연돼 400만명이 관람했으며, 2005년 2차 공연 때는 8월16일부터 10월29일까지 60여회에 250만명이 관람했다고 북한측은 밝히고 있다.

이들 관람자 가운데는 외국인도 2002년 2만여명, 2005년 1만-2만명이 있으며, 특히 2005년 외국인 숫자엔 남측 참관단 7천300여명도 포함돼 있다.

2003, 2004년과 지난해는 수해 등으로 공연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 10월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미사일 협상 등을 위해 방북했을 때 아리랑 공연의 전신인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으며, 2005년 9월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위해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도 아리랑을 관람했다.

지난 8월 15일에는 우서옹 기네스 대표가 이 공연을 직접 관람하고 송석환 북한 문화성 부상에게 기네스북 등재 증서를 수여하기도 했다.

아리랑은 서장, 본문 1~4장 및 10경, 종장으로 구성된 1시간 20분짜리 초대형 야외공연 작품이다.

‘아리랑’ 독창으로 시작되는 서장에 이어 본문 1장에서 일제시대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안고 조국을 등지는 이별 장면, 청년공산주의자들의 율동 장면 등이 연출되고 ‘선군 아리랑’을 주제로 한 본문 2장은 험한 눈보라를 헤쳐나가는 모습의 율동과 함께 ‘아버지 장군님 고맙습니다’라는 글발이 새겨지기도 하는 등 체제선전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다.

아리랑은 당초 김일성 주석을 상징하는 ‘첫 태양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창작됐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아리랑’으로 바뀌면서 전체 줄거리도 정치적 색채를 다소 빼는 대신 민요 ‘아리랑’으로 상징되는 민족정서를 가미시켰다.

북한은 첫 공연 후 3년만인 2005년 노동당 창당 60돌을 맞아 아리랑을 ‘재창작’하면서 남측과 해외관광객의 유치도 겨냥해 아리랑 공연을 연례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민군의 적군 격파’ 장면을 2005년 10월 공연부터 삭제하는 등 남한 관객 등을 고려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수정하기도 했다.

올해는 8월 1일 개막해 10월 중순까지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수해로 인해 지난달 중반부터 한달가량 일시 중단됐다.

아리랑 공연에 대해서는 예술성보다 체제선전 위주의 내용이라는 점과 아리랑 공연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자정까지 굶으면서 연습한다”, “연습도중 다치는 학생 많다”는 등의 탈북자들의 증언 때문에 인권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27일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의 아리랑 관람 결정 사실을 발표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도 이런 논란을 의식해 “일부 문제되는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으나 북측도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측의 입장을 고려, 수정하여 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해 북측이 정치적 색채를 더 탈색시킨 공연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