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北 단독배석 7년 전과 유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만 배석시킨 채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 것은 7년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의 첫 회담 때와 유사하다.

김 위원장은 2000년 6월 14일 오후 3시 임동원 대통령 특보,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황원탁 외교안보수석이 배석했던 남측과 달리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만 배석시킨 채 회담을 시작했다.

2시간 20분가량 머리를 맞댄 두 정상은 오후 5시20분부터 40여분간 머리를 식힌 뒤 오후 6시5분부터 회담을 속개했으며, 이 때 김 위원장은 대남정책을 총괄해 온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추가 배석시켰다.

두 정상은 속개된 회담을 1시간10분가량 가진 뒤 목란관에서 만찬을 함께 하고 김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해 밤 11시30분 평화.통일 증진, 교류.협력 확대, 이산가족 상봉을 골자로 한 ‘6.15 공동선언’에 서명했고 이 자리엔 김용순, 임동옥 두 사람이 배석했다.

당시 남측과 격론을 벌이며 공동선언을 도출했던 김용순 비서는 2003년 10월 교통사고로, 김 비서 사망 후 통일전선부장에 기용됐던 림동옥 제1부부장은 작년 8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김 위원장은 7년 후인 3일 오전 9시34분 백화원 영빈관에서 시작된 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김용순 비서와 림동옥 부장 몫을 도맡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만 배석시킨 채 회담에 들어갔다.

김만복 국정원장과 함께 ‘2007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낸 김양건 부장은 외향적인 김용순 전 부장과 달리 전문 외교관료 출신으로 조용하면서도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

그는 핵문제로 북미 갈등이 불거질 당시 국방위원회 참사로서 6자회담 대책을 조율하고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했으며, 북.일 우호촉진친선협회장, 당 국제부장을 지내고 김 위원장의 대중국 라인 역할도 하는 등 한반도와 주변 국제 정세에 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담에 김양건 부장만 배석시켰지만, 선례를 감안하면 오후 회담부터는 군사신뢰 구축이나 교류.협력 확대 등 핵심의제 논의에 필요한 실무 간부들을 추가 배석시킬 가능성이 있다.

남측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 2000년 6월 회담 때와 비슷하게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배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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