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北, 국방위 중심 TF 구성할 듯

북한도 제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본격 착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당정 기구와 기능, 역학관계 등을 감안하면,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외무성, 호위사령부,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등이 상무팀(태스크포스)을 구성, 경호, 의전, 통신, 공보, 의제 등 회담 사전준비와 진행 전반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도 김정일 위원장이 준비 과정을 막후에서 직접 총지휘했고 국방위원회가 중심이 돼 상무팀을 운영했다.

1차 남북정상회담 준비 때 우리측 선발대장이었던 손인교 전 남북회담 사무국장은 “당시 북한도 관련된 부처에서 사람을 뽑아 팀을 구성했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회담인 만큼 국방위원회가 주축이 돼 준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당시 북측의 실무 준비팀이 한결같이 당성이 높고 인물이 훤칠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남북정상회담인 만큼 내용적으로나 외형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사람들을 뽑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준비를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총지휘하겠지만, 특히 김 위원장을 보좌해 부인인 김옥씨가 준비 과정의 실무를 총괄할 것으로 대북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9일 “최근 김 위원장의 네번째 부인인 김옥씨가 국정 전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김 위원장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곁에서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도 김 위원장과 함께 김옥씨가 정상회담 전반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준비과정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경호와 의전.

평소 김 위원장의 국내 활동과 행사에서 한치의 오차없이 경호와 의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남북 정상회담인 만큼 그 어느 행사 때보다 최상의 수준에서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에 대한 경호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분리하고 노 대통령의 경호를 남북이 함께 맡는 쪽으로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일정 전반 및 정상회담 의전, 회담 장소와 노 대통령 및 남측 대표단의 숙소 등에 대한 경호는 우리의 경호실에 해당하는 호위사령부와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등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손인교씨는 “당시 우리측은 김 대통령의 경호를 남쪽에서 하겠다는 데 대해 북측이 반대할 것으로 당초 예상, 고심을 많이 했으나, 북한이 의외로 우리측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상의 경호는 초청한 쪽에서 맡는 것이 일반적인데, 북측은 남북의 특수관계를 감안해 우리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인 의제 관리는 우리의 통일부격인 노동당 통전부의 몫이다.

이는 1차 정상회담 당시 남북관계 전반을 논의하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수차례 회담에 북측에서 김용순 통전부장 겸 노동당 비서, 림동옥 통전부 제1부부장이 빠짐없이 참석한 데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에 남북이 합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남북은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로 포괄적으로 정했을 뿐, 구체적인 의제 합의에는 실패했다.

다만 회담 과정에서 두 정상이 남북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6.15공동선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더욱이 남한과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인 지배체제 하의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할 의제와 발언을 아래 사람들이 미리 정해서 합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대신 김 위원장은 회담을 앞두고 통전부나 외무성 등 관련 부처 측근들로부터 남한 정세나 남북관계,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현안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고, 회담 과정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1차 회담 때도 남북 정상은 북일관계 개선, 주한미군 문제와 같은 크고 작은 현안으로부터 휴전선 일대에서의 상호비방, 남측 언론의 대북 비판에 대한 북한측의 불만 등 ‘사소한’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에 따라 2차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측은 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밝혔듯이 “6.15공동선언과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기초해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발전시킨다”는 큰 틀에서 정하는 데 그치려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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