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中, 북한개발 배후기지 기대감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의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북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도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공조를 통한 북방경제구상을 북한이 수용한다면 북한과 밀접한 경제적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도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한에 건자재를 수출한 경험이 있는 중국인 사업가 Y씨는 “북한에서 건설에 사용하는 자재는 철근과 시멘트 등 일부 자체 생산이 가능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규모 건설수요가 생긴다면 당연히 가격이 싼 중국산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사정은 공장설비도 마찬가지. 그는 “북한의 일용품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는 대부분 중국산 기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번시(本溪)시의 콩기름 착유기는 북한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철강재로 만들어지는 착유기는 가격도 6천위안(약 72만원) 안팎으로 저렴해 평양이나 신의주 등 대도시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콩기름을 만들어 판매하는 북한 상인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북한이 지하자원을 광석 그대로 수출하기보다는 1차 가공을 통해 수출 가격을 높이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상하이(上海)나 톈진(天津)에는 가공설비를 구매하려는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2004년부터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을 묶어 대외 경쟁력이 있는 경제권으로 개발한다는 동북진흥계획에 착수하면서 북한 개발을 배후에서 지원할 수 있는 원자재 및 설비 공급기지로서 잠재력을 키워왔다.

리커창(李克强) 랴오닝성 서기가 올해 6월 동북진흥계획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선언했던 선양(瀋陽) 톄시(鐵西)신구의 동북장비제조업 기지에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기계설비 제조업체인 선양기계공업을 비롯한 다국적 장비제조 업체가 입주해있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안산(鞍山)강철과 번강(本鋼)판재 등 중국의 대형 철강업체들도 지리적인 이점으로 인해 북한이 대대적인 경제재건에 착수할 경우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무상원조로 2005년 하반기에 완공된 평양의 대안친선유리공장도 랴오닝성의 한 대형 유리공장에서 시공부터 설비공급, 생산기술 전수를 도맡았다.

중국인 사업가들은 남북경협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북한이 정책적으로 특정 국가의 영향력을 최소한다는 측면에서라도 다원적인 외자유치 정책을 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한 대북경제 전문가는 “북한이 경제활성화에 착수해 대외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면 한국이나 중국으로 일시적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원리에 따라 유럽,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원화하는 단계를 밟아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한으로서는 한국과 경협을 대폭 확대할 경우 체제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고 북한에 진출하는 것도 북한의 우려를 줄여주고 경협도 확대할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를 종단하는 경의선 철도의 개통도 중국, 특히 동북지역의 경제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9일 2차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인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열차를 타고 평양에 가기를 원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제목까지 뽑아 보도하기도 했다.

랴오닝성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의선 철도만 개통된다면 일본까지 수출시장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동북지역도 연해지역에 못지 않은 발전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