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선언’에 어떤 내용 담기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4일 오전 `2007 남북정상회담’을 결산하는 선언형식의 합의사항을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정상은 회담 이틀째인 3일 오전과 오후 각 한 차례씩 모두 4시간 가까이 소수 배석자만을 두고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두 차례 회담으로 공식적인 회담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노 대통령을 수행중인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회담이 모두 끝난 뒤 브리핑에서 “양 정상이 충분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좋은 대화가 있었다고 평가한다”면서 “대통령께서도 회담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각 분야에 대해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면서 “우리가 준비해 갔던 의제는 거의 개진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날 오후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점도 양 정상이 많은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을 것이란 추정을 가능케 한다.

`평화선언’으로 일컬어지는 이번 선언에는 ▲비핵화.평화체제 ▲군사적 긴장완화 ▲경제협력 ▲인도적 사안 등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키기 위한 각 분야의 합의내용이 두루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비핵화.평화체제 = 우선 비핵화에 대해 언급될 가능성이 높은데, 19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의 준수를 재확인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다지고 북핵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연내 핵시설 불능화 및 핵프로그램 신고를 골자로 하는 6자회담 합의문이 정식 채택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핵심의제로 삼겠다고 밝혀왔던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얼마나 진전된 내용이 담길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당장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할 수는 없지만 `남북이 주도적으로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정도의 합의는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대변인도 “우리가 개진한 의제 중에 당연히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부분도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해 상당한 수준의 합의에 이르렀음을 내비쳤다.

◇군사적 긴장완화 =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를 `평화벨트’로 묶자는 남측의 방안을 북측이 어느 정도 수용했을 지 관심이다.

노 대통령은 북측의 NLL 문제 제기에 서해상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NLL 주변을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하자고 역제안하고 DMZ와 관련해서는 남북한 감시초소(GP)의 해체를 제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단시간 내 결론이 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서해상 긴장완화와 DMZ의 평화증진을 위해 양측이 노력하기로 하고 향후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구체적으로 논의한다’는 정도의 포괄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경제협력 = 노 대통령은 해주와 남포 등에 `제2의 개성공단’을 건설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행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개성공단의 경우 우리 식의 관점이 북이 볼 때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역지사지 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말해 개성공단에 대한 남북의 시각차가 적지않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개별사업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기 보다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경의선.동해선 철도연결사업 등 2000년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핵심 경협사업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협사업을 전개하자는 원론적 수준의 문구가 담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북한 사회간접시설(SOC) 확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합의문에 반영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인도적 사안 등 = 내년 2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의 정식완공에 맞춰 이산가족 상시상봉을 하자는 합의가 담길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전쟁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정도로 언급될 수 있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는 통일방안과 관련한 항목이 있었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깊이 있게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선언에 반영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아울러 김 국방위원장의 답방이나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에 대한 합의가 있을 지도 주목된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양 정상이 회담장에서는 세부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남북회담의 특성상 이를 합의문에 담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이루는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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