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너] 北 경제 올해도 회복 어렵다

▲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11기 3차회의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1기 3차 회의를 4월 11일 만수대의사당(남한의 국회)에서 열었다. 최고인민회의 11기 3차 회의와 관련, 4월 11일자 <조선중앙방송> 내용을 분석해보면 북한은 지난해의 경제침체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1)2004년 사업정형과 2005년 과업에 대하여(박봉주 내각총리) 2) 2004년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2005년 국가예산에 대하여(문일봉 재정상). 3)조직문제 등을 토의하였다. 또 리경식 농업상, 전승훈 내각 건설담당 부총리, 홍석형 함경북도당 책임비서 등을 비롯한 15명이 토론했다. 토론 내용을 분석해본다.

1. 2004년 북한경제 실태

[종합평가]

박봉주 내각 총리는 보고서에서 지난해에 선군노선에 기초하여 전력, 석탄, 금속공업, 철도운수에 우선 순위를 두고 “경공업, 농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의 생산을 활성화하는데 중심”을 두었다고 보고하였다.

박봉주 총리의 보고와 재정보고 대의원 토론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2004년의 북한 경제는 ①중앙의 계획적 경제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며 ②중앙정부(내각)로부터의 소재, 원재료, 연료 등의 공급기능이 마비되면서 ③공장, 기업소들에서는 계획생산(제품생산)보다는 수입증대를 위한 비계획성 생산에 치중하고 있으며 ④농업부문에서 주 식량인 벼와 옥수수의 증산은 불가능하고 정치선전용으로 감자농사와 콩농사를 강조하였으며 ⑤중앙정부가 부족한 재정확충을 위해 국가예산 납부를 중점으로 하는 경제관리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화폐순환이 안 되고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⑥주민들을 위한 식량문제와 먹는 문제, 가정용 조명전력 보장 미비 등 기초적인 생활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⑦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군수산업과 김 부자 우상화 사업에 일차적 중요성을 부여하고 민간산업에서도 전력, 금속, 외화벌이(제련)를 위한 특정분야에만 국가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분야별 평가]

– 경제일반
북한의 2004년 경제상황은 이렇다할 성과가 없이 여전히 심각한 침체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도 “나라의 경제형편이 어려운 속에서” 경제회생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나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2004년에 침체된 “인민경제 모든 부문의 생산을 활성화하는데 중심을 두고 경제조직 사업을 진행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대의원들의 토론에서도 생산계획 수행기업은 광산, 탄광, 금속기계, 제련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 중앙공급 기능 부실
북한의 특정 공장, 기업소(군수산업 포함), 협동농장 등을 제외하면 북한의 계획경제의 핵심을 이루는 중앙공급체계가 거의 작동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전력, 철도운수, 철강, 농업, 건설 등의 부문들에서 부족한 전력, 부품, 설비, 연료 등을 거의 모두 자체로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토론에 참가한 정용혁 개천철도국 국장(대의원)은 철도국 운영을 위해 소요되는 부품, 소재, 침목, 전기, 기관차/화물차량 수리 등 모든 것을 자체로 해결하였다. 다른 토론자들도 마찬가지이다.

– ‘비계획성 생산’의 증가
대의원들의 토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생산계획 수행률보다 국가예산 납부계획 수행률이 높았다. 중앙계획에 의한 생산보다 공장, 기업소들에서 자체의 수입을 위한 ‘비계획성 생산’이 높기 때문이다. 실례로 북창화력발전소 지배인 박윤건(대의원)은 국가예산 납부계획만 169% 넘쳐 수행했다고 밝혔다. 전력생산보다 생필품이나 외부 판매용 부품 생산으로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비계획성 생산증가는 중앙의 계획경제 통제가 안 되고 있는 동시에 자율적 시장경제의 요소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장적 요소의 확대가 긍정적이지만 않은 것은 개혁없는 중앙의 통제력 약화는 장기적으로 경제침체와 혼란을 가중시켜 경제회생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 농업부문에서 식량증산 가능성 없어
보고와 토론의 내용을 보면 북한이 지난해 농업생산에서 거둔 실질적 성과는 없으며 올해에도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정했지만 식량증산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계에 이른 벼와 옥수수 농사대신 “다수확 품종을 도입하며 두벌농사, 감자농사, 콩농사를 잘 할”것을 강조하는 주민들을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일 뿐이다. 콩이나 감자농사로는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봉주 내각 총리도 보고에서 “모든 력량을 총 집중, 총동원”하여 알곡고지를 점령하겠다고 결의만 다졌을 뿐 구체적 비전은 제시하지 못했다.

– 국가예산 납부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재정확보에 어려움 겪어
재정상 문일봉은 보고에서 지난해 지출위주 대신 “수입위주의 재정관리 체계를 세워” 155개 시, 군들에서 지방예산수입계획을 넘쳐 수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 시, 군들에서 자체로 살림을 꾸려나가되 “번 수입에서 중앙예산에 바치는 납부금을 먼저 바친 다음 자체 살림살이에 쓰는 엄격한 제도와 질서”를 촉구함으로써 재정의 긴박함을 고백했다. 화폐가 은행을 통한 선순환이 전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 북한의 빠른 인플레이션 증가도 강제확보한 ‘인민생활 공채’가 바닥나면서 북한 당국의 화폐통제능력이 급속히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북한 당국의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인플레 증가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수돗물과 조명전력 보장과 같은 기초적인 주민생활 문제도 해결 못해
보고와 토론에서 농업부문에서 콩농사가 3배로 늘어났다는 것 외에 식량난을 해결했다는 보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향상을 위한 성과로는 일부 공장, 기업소들에서 자체로 살림집을 몇 채 지은 것이 전부이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보고에서 올해에 “주민들의 식량, 살림집, 땔감, 전기, 조명문제를 보다 원만히 해결하며 깨끗한 샘물을 정상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주민생활 전반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인정했다. 체제의 속내를 감추기에 급급한 북한이 수돗물 대신 샘물공급을 강조하고 조명문제까지 언급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북한 내부 상황의 열악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2. 2005년 전망

박봉주 내각 총리는 보고에서 ①“모든 행정경제사업을 군사선행의 원칙에서 조직진행”하며 ②“우리식의 사회주의 경제관리 체계와 방법”으로 “국영기업을 기본으로 틀어쥐고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울 것”이라고 강조하여 별다른 개혁조치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경제침체와 궁핍한 주민생활, 식량난 속에서도 ①“금수산기념궁전을 주체의 최고성지로 더욱 숭엄하게 꾸리고 ②백두산지구를 선군혁명의 시원이 열린 태양의 성지로, 민족의 제일 가는 만년국보로 빛내이겠다”면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가 올해에도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1기 3차 회의는 의례적인 선전, 선동적인 구호와 다짐만 있을 뿐 실질적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철(북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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