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공동보도문에 뭘 담나

남북이 제20차 장관급회담에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어떤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내놓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회담이 7개월만에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열린 것이고 스무번째 장관급회담인 점을 감안하면 돌발변수가 없는 한 공동보도문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 공동보도문 나올까 = 실제 공동보도문 채택이 무산된 것은 북측이 9.11테러에 따른 우리측의 비상경계를 문제삼은 2001년 11월 6차회담과 우리측이 미사일 발사를 비난한 2006년 7월 19차회담 등 두 번 뿐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남북 수석대표가 각각 “(남북관계의) 봄을 만들어가자”, “겨울이 없는 북남관계를 만들자”며 의지를 과시하고 있는 것도 공동보도문 도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동북아정세가 북핵 ‘2.13합의’ 이행을 놓고 급박하게 전개되고 북측이 남북 인도적 사업을 즉시 전면 재개하고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도 3월에 열자며 ‘급한’ 마음을 보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에 따라 관심은 얼마나 알맹이 있는 공동보도문을 내느냐에 쏠린다.

양측은 이미 28일 1차 전체회의 직후에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전체회의에서 나온 양측의 기본 입장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초안인 것이다.

공동보도문의 구성은 과거의 틀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군사적 현안이 앞 부분에 등장하고 경제협력, 인도주의적 사안, 기타 협력사업, 차기회담 장소와 날짜 등의 순으로 번호를 매겨 나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군사회담 합의 여부에 주목 = 정치.군사적 현안은 경협이나 인도적 분야에 비해 표현 하나하나가 민감성을 갖는 만큼 과거 회담의 공동보도문을 크게 벗어나는 내용이나 단어가 들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우선 북측이 제기한 ‘민족 단합 실현에 장애가 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상반기중 철폐하자’는 요구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장치에는 국가보안법과 한.미 합동군사연습, 참관지 제한 등이 포함된다.

이는 2005년 12월 17차 회담 때부터 북측이 중점 제기해 온 사안이며 북측의 강경한 관철 의지로 인해 마찰도 있었지만 공동보도문에 직접적으로 언급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우리측이 이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6.15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맞게 민족적 단합을 저해하는 대결시대의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실천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정도의 문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17∼18차 회담 때도 공동보도문 1항에 북측 요구사항의 직접적인 명시 없이 이처럼 상징적이고 우회적인 문장으로 처리됐다.

북핵의 경우 과거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민족공동의 이익과 안전에 부합되게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협력한다’는 정도를 기본문장으로 그 때 그 때 6자회담 상황에 맞는 내용이 들어갔다.

예컨대 9.19 성명 이후 열린 17차 때는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이 조속히 이행되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라는 문구가, 18차 때는 ‘..9.19공동성명이 조속히 이행돼..’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번에는 이들 내용 대신 ‘2.13합의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행하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긴장 완화 및 군사당국자회담도 관심거리다.

이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책들을 취해나간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는 식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기에 ‘이와 관련하여 쌍방은 군사당국자회담을 개최한다’는 내용까지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이 부분은 이번 협상의 쟁점에 속한다.

들어간다면 포괄적으로 ‘군사당국자회담’이 될지, 아니면 ‘장성급군사회담’이나 7년만의 ‘국방장관회담’이 될지와 그 시기가 구체화될지, 그냥 ‘조속히’로 될지 등이 쟁점인 것이다.

우리측으로선 제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와 그 시기까지 못박는 것이 최상이지만 북측의 반응에 따라서는 아예 군사회담 자체가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사회담은 현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남북 평화체제 논의에 필수적인데다 우리측의 이번 회담 ‘성적표’와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정치적 현안이면서도 사회문화교류의 핵심 행사에 해당하는 6.15 및 8.15민족대축전과 관련, 북측이 양측 당국의 행사 지원과 당국 참여를 제의한 만큼 이 내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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