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우영 납북자가족協 회장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아버지의 송환을 호소한 최우영(35ㆍ여)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납북자 문제는 정파와 정당을 초월해 국민 모두가 힘을 쏟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씨와 인터뷰 내용.

— 아버지가 납치되던 당시 상황을 기억하나

▲ 1987년 1월15일 저녁 할아버지 제사를 앞두고 가족들이 모여 제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남동생이 뛰어오더니 “아빠 배가 동진호냐. 지금 동진호가 납치됐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말했다. 1주일 전쯤 배를 타러 나가셨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다. 지금도 내게 아버지는 마흔 셋의 모습 그대로 남아 계신다.

— 벌써 18년이 흘렀는데

▲ 당시 동진호는 곧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김만철씨 일가가 귀순하면서 동진호 귀환은 없던 일이 됐다. 아버지는 몇 달 뒤 북한 TV에 나와 “남측이 보낸 북파 공작원”이라고 밝히고 간첩 누명을 썼다는 얘길 들었다. 아버지가 남북한 정부 모두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 아버지 송환 호소 광고를 낸 계기는

▲ 10월26일이 아버지 회갑이다. 그동안 아버지 생신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다. 광고비가 수백만원 들었지만 지금까지 아버지께 못해드린 생신 선물 비용이라고 생각하니 아낄 수가 없었다.

— 광고에서 우리 정부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는데

▲ 정부도 납북자 송환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성과과 없으니 서운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남한의 비전향 장기수를 북으로 돌려보낼 때마다 우리 납북자 가족들은 혹시나 하고 기다리기 일쑤였다. 납북자 송환 하겠다는 정부 약속은 계속됐지만 정작 성과가 없으니 어찌 서운하지 않을 수 있는가. 솔직히 비전향 장기수가 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면 우리 납북자 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린다.

— 납북자 문제 해결책은

▲ 납북자 송환 문제는 고위급 회담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누구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결단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든 노무현 대통령이든 김 위원장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아버지가 위독한 것 같다고 썼는데

▲ 정부 관계자가 최근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전하더라. (울먹이며) 남한에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북한 어느 곳이든 지금 계신 곳보다 조금 더 나은 곳, 조금 더 편안한 곳으로라도 옮기셨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납북자 문제는 정파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한나라당이 납북자 송환을 주요 정책 목표로 한다고 열린우리당이 안할 이유가 없다. 납치된 사람들은 거의 모두 노동자니 노동자들을 위하는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에 입을 닫고 있을 까닭이 없다. 그러나 지금 형국은 그렇지 않다. 사회가 비전향 장기수들에 관심을 갖는 만큼 납북자들에 대한 관심도 놓아서는 안된다.

우리 납북자 가족들은 정치적으로 휘말리고 싶지 않다. 오로지 사랑하는 가족을, 아무 이유없이 떠나보낸 식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희망뿐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