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2일 “북한이 6자회담의 복귀조건으로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한 6자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천 본부장은 이날 귀국에 앞서 시내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BDA와 6자회담 복귀를 연계하는 것이 자충수라는 것을 북한이 얼마나 확실히 인식하고 돌아가느냐에 따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번에 회담 복귀 지연이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북한이 확실히 느끼고 간다면 이번 도쿄회의는 나름대로 중요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 본부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

— 이번 도쿄접촉에 대한 전반적 평가와 의미는?

▲6자회담이 장기간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5개국 수석대표들이 아주 집중적이고 다각적인 외교적 접촉을 통해 회담에 복귀할 것을 북한에 요구했다.

또 당사국 대표들은 현재 6자회담이 처한 상황에 대해 긴밀한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북한에 대해 한·중·일 3개국이 아주 집요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했지만 도쿄에서 당장 6자회담 복귀라는 약속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회담 복귀 거부에 대한 다른 당사국들의 입장이 어떤지를 북한이 이해하고 그것에 기초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귀국후 북한 지도층을 설득한다면 6자회담의 큰 프로세스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회동으로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

— 관심사였던 북미접촉 불발 배경은?

▲우리는 당초부터 북미접촉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지난 8일 북측과 만나면서 북측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정확히 파악했다.

미국도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우리가 제일 정확히 안다.

양측의 근본적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도쿄에서 북미 양자회동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당초부터 알았다.

이런 판단에 기초해 처음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북미 접촉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6자회담 진전을 위해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봐야한다.

미국은 단순히 만남을 위한 만남은 안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회담재개 날짜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을 가져왔으면 양자접촉은 가능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김계관 부상을 만나도 6자회담 재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 향후 북미간의 간극이 좁혀질 가능성은?

▲BDA 문제가 있다.

당장 북한은 BDA의 동결계좌가 풀리지 않으면 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입장을 고수하는 한 BDA 해결 때까지 6자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 BDA 문제와 6자회담을 연계하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고 결국 손해만 보겠구나, 오히려 자충수라는 것을 얼마나 확실히 인식하고 돌아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북한이 회담에 언제 돌아올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다.

북측이 6자회담 복귀를 계속 연기하면 시간낭비는 물론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되고, 자신들의 이익에도 무익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간다면 이번 도쿄 회의는 나름대로 중요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오늘 오전에 힐 차관보와 한미회동을 했는데?

▲서로 지난 며칠 동안 여러 가지 다각적 접촉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판단을 서로 교환하고 현 상황을 평가하는 회의를 가졌다.

우리가 북한을 그동안 가장 많이 접촉했다.

우리는 3차례 걸쳐 4시간 이상 북측과 허심탄회하게 의견교환했다.

어느 나라보다 북한과 긴밀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북측 의도와 희망에 대한 우리의 분석과 평가를 미국측과 공유했다.

–이번 NEACD의 성과를 평가하면?

▲6자회담은 장기 정체 상황이다.

이번 회동은 5개국 수석대표들이 아주 집중적이고 다각적인 외교적 접촉을 통해 북한에 대해서는 회담에 복귀하라는 요구를 했고 또 다른 대표들 간에는 현재 6자회담이 처한 상황에 대해 긴밀한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북한에 대해 한·중·일 3개국이 아주 집요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했지만 여기서는 당장 ‘6자회담 복귀’라는 약속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한이 다른 당사국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기초로 김계관 부상이 돌아가 북한 지도층을 설득한다면 6자회담의 큰 과정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회동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6자 회담 재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하다는 판단의 근거를 제공한 회의였다.

북한으로서도 ‘우리가 가는 길이 도움이 되지 않는 길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6자 회담 프로세스에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북미 수석대표간 회동이 결국 성사되지 못했는데?

▲우리는 당초부터 북미접촉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북한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8일 북한 대표단과 1시간30분간 협의하면서 정확히 알게 됐다.

미국이 어떤 입장인지는 더 정확히 안다.

양측 근본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도쿄 북미 양자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당초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 판단을 기초로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북미접촉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 6자 회담 진전을 위해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측면에서 봐야한다.

미국은 단순히 만남을 위한 만남은 안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북한이 회담재개 날짜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을 가져왔으면 양자접촉이 가능했을 것이다.

미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태에서 김계관 부상을 만나도 6자회담 재개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을 한 듯 하다.

–도쿄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나?

▲오늘 밖에 시간이 없는데 북미접촉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북미접촉이 이뤄지느냐 거기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만나서 접점을 마련할 수 있는 회동이라면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감정격화되고 서로 상반된 입장만 확인한다고 6자회담 재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에 중국 측은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냈나?

▲한·중·일 3국이 북한에 동일한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도 만나지는 않았지만 만나지 않음으로써 확실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다른 모든 나라가 북에 보낸 메시지는 동일한 것이다.

그 메시지를 앞으로 어떻게 소화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인가 하는 것은 앞으로 북한의 몫이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 입장변화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BDA문제 해결을 기대한 것 아닌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짐작을 하고, 추측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측이 BDA 문제해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그 문제 해결 없이는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지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확인했다.

북한 입장은 6자회담에 나오면 비핵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지만 6자회담 나오기 전에 BDA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도쿄=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