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사장

한국을 방문 중인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의 비탈리 이그나텐코 사장은 24일 “북한의 최근 태도가 한반도 안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상당히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이그나텐코 사장은 또 “러시아의 천연자원 개발을 위해 한국의 기술을 도입하고 철도를 연결해 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잇는 교통 및 수송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그나텐코 사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관한 `글로벌 코리아 2009’에 참석하고 한국언론재단과 한ㆍ러 언론 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한반도 정세와 한ㆍ러 교류 등에 대한 자신의 식견을 밝혔다.

한ㆍ러 친선협력협회장도 겸임하고 있는 이그나텐코 사장은 이타르타스 통신사 부사장과 소련 대통령 언론담당 수석보좌관(1990~1991), 러시아 부총리(1995~1997) 등을 역임했고 1991년부터 18년간 이타르타스 사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이그나텐코 사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을 자주 방문했는데 이번이 몇 번째인가.

▲그동안 25차례나 한국을 찾았다. 내 얼굴을 보면 거의 한국 사람 같지 않으냐. (웃음) 오랜 활동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한국의 인사들과 사귀었다.

–러시아와 비교하면 한국은 작은 나라이고 차이가 큰 편이다.

▲세상에 `작은 나라’는 없다. 지금은 지상에서나 우주에서나 모두 평등한 입장이다. 과거 오랜 기간 러시아는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지속해왔다.

역사적 실수를 극복하기는 어렵고 이것이 아직도 한국과 북한, 러시아에 큰 상처로 남아있다. 이 부분이 앞으로 기자들이 해야 할 일들이다. 기자는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사회를 대표하는 입이자 귀다. 상대와 시각을 맞추고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주에서도 평등이라는 말이 인상깊다.

▲얼마 전에 매력적인 여성이 우주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 남자가 아닌 여자가 올라갔다는 게 특히 기쁘다. (지난해 4월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비행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를 지칭)

–한국과 러시아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자원 분야에선 러시아의 석유·가스 채굴 등 천연자원 개발을 위해 한국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자원도 중요하지만, 교통 및 수송도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철도를 연결해 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잇는 방안이다.

-한·러 친선협력협회장도 겸하고 있는데.

▲한·러 친선협력협회는 지난 20년간 양국의 우호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창구 구실을 해왔다. 정치가, 예술가, 학자 등 모든 분야를 통합하는 민간외교의 통로다. 러시아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하면 협회는 러시아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활동을 하고, 한국 대표단이 러시아를 찾게 되면 협회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러시아 내 한국 이미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TV와 기사를 통해 한국의 모습을 접하고 있다. 양국이 정치적 차원의 교류뿐 아니라 문화, 경제적 교류도 확대되길 기대한다.

–평양에 특파원을 두고 있는데 북한의 현 상황에 들은 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 문제가 나오고 있다. 우리 특파원이 후계자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웃음) 러시아의 입장은 북한이 현재 취하는 태도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해선 안 되고 한반도는 핵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북한이 몇 년 사이 특수전 부대와 미사일 전력을 크게 증강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이것도 한반도 안정화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이다. 북한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인데 현재의 북한의 경제상황에서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북한이 외부 위협용으로 선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타르타스가 한반도 쪽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물론 한국과의 정치·경제 협력 발전이 가장 중요하고 북한의 후계자 구도 등 정치적 상황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북한 내 이동상황도 보도하곤 한다. 또 하나는 6자회담 문제를 들 수 있다. 연합뉴스와 기사교류가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북한은 방문한 적 있나.

▲10여 년 전에 한차례 평양을 방문했다. 올해도 방문 계획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와는 같은 통신사로서 어떤 협력을 하고 있는지.

▲이미 연합뉴스와는 폭넓은 분야에서 협정을 맺은 상태다. 기사 교류뿐 아니라 기술 및 교육 교류까지 걸쳐 있다. 이것만 하더라도 이타르타스와 러시아가 한국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경제침체로 전 세계 미디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타르타스의 상황은.

▲이타르타스도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 차량지원, 직원 휴가 등 비생산적 분야의 지출을 줄이며 긴축정책을 펴는 것과 함께 인력감축도 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의 본류인 기사 서비스는 그대로다. 현재 90개국에 파견된 200명의 해외 특파원수도 줄이지 않았다. 특파원은 이타르타스 내 규정에 따라 감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국영 통신사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도 있지만, 이타르타스 자체적인 수입원도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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