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북지원 에스캅 김학수 총장

김학수(67) 에스캅(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사무총장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 쯤에는 북한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23일 오후 방콕 에스캅 본부 집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에스캅의 대북 지원 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내년 중 북한 방문이 성사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총장은 에스캅 62개 회원국 가운데 오직 북한에만 가보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에스캅 사무총장 자격으로 북한의 정식 방문 초청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에스캅이 이번 달 부터 에너지와 환경,수자원,운송,통계 등 5개 분야에 총 15만 달러 규모의 기술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총장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아시아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과 관련,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국도 여건이 허락하면 후보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에스캅이 대북 지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데.

▲바이오가스 활용기법 전수를 시작으로 이달 부터 기술 지원사업에 들어갔다. 오는 10월에는 산업폐기물 관리 시범사업차 에스캅 실무자들이 평양을 방문하는 데 이어 11월에는 북한 관리 3명이 태국 차오프라야 강 관리 기법을 전수받기 위해 방콕에 오고 내년 3월에는 평양에서 대동강 유역 수자원 관리기법 개선 시범 사업이 벌어진다.

아울러 오는 10월 부터는 국민계정 통계 정비,가계 표본지출 조사,구매력 평가및 빈곤 측정 기법 훈련 등 통계 기술 지원 사업이 시작돼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이런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우선 15만 달러 정도다. 그러나 지원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규모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본다.

–에스캅 총장으로서 대북 지원 사업 중 어떤 것에 관심이 많나.

▲나무 심기 등 환경 사업이 활발히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로벌 환경펀드’ 등을 통해 북한 환경 사업에 자금이 지원되도록 돕고 싶다. 특히 나무 심기 사업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에스캅이 대북 지원 사업에 적극 나선 계기는.

▲작년 4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에스캅 60차 총회 때 북한측의 지원 요청을 받고 6월 중순 실사단을 북한에 보냈다. 북한은 이어 작년 7월 초 외무성 국제기구 담당 국장 명의의 서한을 에스캅에 보내 에너지 등 5개 분야 기술 지원을 정식 요청해왔다.

–북한에 가본 적 있나.

▲미국과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 역외 회원국을 제외한 아-태 역내 58개 회원국 중 북한만 못가봤다. 2002년 방콕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 부터 구두 초청을 받긴 했으나 북한에서 정식 초청장을 받은 적은 없다.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평양에서 북한 고위층과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아시아권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발언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후보가 나온다면 당선 전망은.

▲유엔 등 국제기구 인권관련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에서 차기 총장이 배출될 경우 인권 부문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들 중에는 한국을 아태 지역의 인권 모범국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은 어떤 스타일의 인물을 차기 유엔 총장감으로 생각할까.

▲미국의 유엔 개혁 방향을 담은 관련 보고서에는 우선 인권에 모범을 보이는 나라 출신이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또 반드시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유엔 개혁의 흐름을 제대로 짚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못박았다.

–현재 본인 외에 유엔을 잘 아는 아시아 출신 유엔 고위직 인사를 꼽는다면.

▲유엔 총회 담당 사무차장인 중국의 첸 지안과 군축 담당 차장인 일본의 아베, 개도국 담당 차장인 방글라데시 출신 아노왈 차우드리 등이다.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나서고 싶은 마음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러나 하늘이 기회를 준다면 성심성의를 다하겠다는 생각은 있다. 다만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버금가는 의미를 갖게 되므로 누구든 당선될만한 사람이 후보가 됐으면 한다.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이집트 부총리 출신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는 70세가 넘어 사무총장을 맡았었지 않나. 유엔에서는 나이를 문제삼지 않으며 ‘건강하면 된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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