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단둥 첫 방문한 이봉조 통일연구원장

한국중재학회, 대한상사중재원, 단둥 랴오둥(遼東)대학 등이 공동 주최한 동북아 교역활성화 국제포럼 참석차 24∼25일 중국 단둥을 방문한 이봉조 통일연구원 원장은 일정을 마치고 단둥을 떠나기 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단둥 방문에서 받은 첫 인상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80년 통일부의 전신이었던 국토통일원 조사연구실을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해 작년 통일부 차관으로 관료 생활을 마치기까지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평양을 제집 드나들듯 했던 그였지만 신의주와 지척에 있는 단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원장은 “단둥은 지난 30년의 시간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느냐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전에는 신의주가 단둥보다 잘 살았지만 한 세대가 지난 지금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살아왔던 두 도시의 운명이 크게 엇갈렸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빗댄 말인 셈이다.

특히 그는 “서울에만 있을 때는 개성만 잘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 와보고 나서 단둥이 남북경협의 교두보, 접촉창구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이 이처럼 단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경의선 철도개통 등 한반도 차원의 물류망이 대륙과 접촉하는 연결고리로서 단둥이 갖는 지리적 특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생각은 지난 24일 단둥빈관에서 열린 국제포럼 개막 축사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이 의제가 될 것”이라며 “남북경협 공동체의 궁극적 목표가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에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경제협력은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역설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남북경협 활성화 과정에서 중국도 자연스럽게 협력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현재 개성까지만 교통이 이뤄지고 있는 남북의 물류조건과 북한의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중국의 각종 원.부자재가 단둥-신의주를 통해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중국도 남북경협에 참여할 수밖에 없고 그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원장이 방문에 맞춰 단둥에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관계 정상화로 올해 안으로 신의주가 개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큰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북한과 경협을 통해 이뤄낸 기존의 성과를 촉진하고 내실을 다지는 신중한 접근방식이 좋다고 충고한다.

이 원장은 “무조건 큰 그림을 가지고 북한이 수용하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북한이 필요한 부분, 북한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에 투자가 이뤄진 뒤 국제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형 프로젝트로 발전을 도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반도가 지닌 지경학적 이점을 살려 경제적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과도 경제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노력만 한다면 이런 구상을 실현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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