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성공장 김기문 로만손 사장

한국 시계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로만손 김기문(金基文.50) 사장은 9일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지는 명품 시계가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29개 한국업체를 이끌고 아시아 최대의 시계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외국 바이어들에게 한국 시계의 독특한 디자인과 품질을 소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개성공장 준공식을 갖고 공장 가동을 마무리하자 마자 곧바로 홍콩으로 날아와 남북 합작 시계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시계는 손끝의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개성공장의 직원들은 섬세한 손기술에 숙련속도도 빨라 우려했던 품질저하에 대한 걱정은 접기로 했다”며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문을 열었다.

게다가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엉뚱한 세공이 나오기 일쑤인 외국의 다른 공장과는 달리 개성공장은 이같은 문제점이 전혀 없다고 그는 전했다. 개성공장에는 현재 50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인건비가 크게 절감돼 중국산 시계와도 가격경쟁을 벌일 수 있을 정도인데다 로만손이 이미 브랜드 가치나 품질로도 세계적 명품대열에 합류한만큼 남북 합작 시계의 경쟁력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로만손은 연말까지 개성공장에서 20만개의 시계를 생산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80만개를 생산해 로만손 전체 물량의 75% 이상을 북한에서 소화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그러나 “단기적 이익만을 올리려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것만은 아니다”며 “남북 협력과 통일에 이바지하자는 대의명분과 장기적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시계 부품 산업도 개성공단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 터키, 중동, 동남아를 주요 무대로 74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로만손은 세계 최대의 시계박람회인 스위스 바젤월드에서 3년 연속 명품관에 초청됐을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시계산업의 승패는 디자인과 브랜드 마케팅에 달려있다”며 “과거 기술 최고주의에 빠졌던 일본이 스위스를 능가한 적도 있었으나 결국 디자인과 브랜드에 주력한 스위스에게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과 패션성에 승부를 걸었던 로만손은 현재 디자인 부문에서는 일본보다 앞선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디지털 가전의 도전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스위스 시계의 수요가 지난해 10% 가량 늘어났다면서 시계가 예물용이나 시간을 보는 단순 기능에서 패션 상품으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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