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北 서정시인 동기춘 씨

“가장 고상하고 아름다운 문학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 없습니다. 문학은 정서와 향기와 선을 그리고 설렘이 담긴 인간 일체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이런 감정을 담은 심장들이 분단 60년 동안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이제 우리 문학인들이 6.15 정신을 살려 통일의 열풍을 일으켜야 합니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 문인들이 소속된 4.15 창작단 동기춘(董基春.66) 시인이 지난 20일 6.15 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 연회석상에서 피력한 감회다.

그는 인민문화궁정 연회장 한 식탁에서 남쪽 문인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오늘을 보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다”며 “세계에 없는 분단이라는 수치를 하루 빨리 극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쪽의 문병란과 김남주 시인을 특히 좋아한다는 동기춘 시인은 문병란의 ‘등소산 머슴새’를 즉석에서 낭송하기도 했다.

동 시인은 함북 명천 태생으로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20대에 평양으로 올라와 1966년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내 고향의 새 노래”로 문단에 나왔다.

이어 대표시집 ‘인생과 조국’등을 펴내며 북쪽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으로 활약해 왔다. 1970년대 이후 북한 시문학의 서정적인 영역을 새롭게 개척한 대표적인 시인으로, 남쪽 북한문학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문학성을 지닌 이로 평가된다.

최근 맏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냈다는 그는 “부모는 죽어도 묻고 돌아오지만 자식은 묻으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며 “북쪽이나 남쪽이나 부모 자식의 정은 한결 같을 것”이라고 쓸쓸하게 말했다.

명천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30리 떨어진 소읍의 도서관으로 책을 읽으러 다니며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웠다는 동 시인은 “자고로 호랑이나 산삼은 묻지 않아도 한눈에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며 “가장 예민한 감수성으로 인간 전체를 포용하는 문학이라는 인간학에 몰두하는 북과 남의 문인들이 만났으니 우리들이 다른 어느 분야의 일꾼들보다 통일을 앞당기는데 더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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