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브루스 클링너 美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내 보수적 성향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동북아 담당 선임연구원인 브루스 클링너는 8일 아직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문제가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너무 이른(premature) 합의’라고 평가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연말까지 비핵화 문제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도록 압력을 넣는다면 남북정상회담이 북핵 6자회담의 유용한 보조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동기에 대해서도 정치적 업적을 남기고, 올해 연말 대선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과도한 열정에서 비롯됐다며 정치적인 배경에 비중을 뒀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이 북한과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한 것은 너무 이른(premature) 결정이다. 아직 북한 당국에 보상을 해줄 만큼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었다.

–노 대통령이 이 시점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한 동기는 뭐라고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업적을 남기고 올해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넘치는 열의를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본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한국은 이번 정상회담 개최 합의 발표 몇 시간 전에야 미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이 한반도 문제를 핵심동맹국과 조율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아무런 조건도 없이 북한당국에 혜택을 과도하게 베풀려고 한다고 경고해왔다. 한국 정부 관리들은 그동안 미국측에 한국의 대북포용정책이 6자회담 프로세스보다 한발짝 뒤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확인시켜왔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는 적어도 다섯 발걸음 앞서 나가 있는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비공식적으로 한국 정부로 하여금 우방들과 공조를 취하도록 하는 게 우려스럽고 힘든 일이라고 언급해왔다.

이번 합의는 한미관계를 긴장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손상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한국의 대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승부사 대통령의 전형적인 정치적 수법이 드러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보수진영의 후보에게 유리한 한국의 정치적 지형을 바꾸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이 올해 연말 한국의 대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지도 몇 % 포인트를 좌우할 수는 있을 것이다. 선거가 임박하다면 이는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유권자 가운데 최고 25%라는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아직 지지 정당과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북미관계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진전이 있다고 인식되면 미국 정부는 북한이 베이징 6자회담에서 합의한 이행의무를 충족시키기도 전에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및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문제에 있어 가중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핵 6자회담과의 관계는.

▲노 대통령이 만약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측에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연말까지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도록 압력을 넣는다면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의 유용한 보조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진전에 대한 환상만을 제공한다면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북한당국을 압박하는 다각적인 노력을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이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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