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이틀째 개별상봉 이모저모

남북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18일 북측 가족들은 남측 가족들과 개별상봉을 위해 오전 9시30분께 남측 가족 숙소인 금강산 해금강호텔을 찾았다.

남측 가족들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려고 층별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 북측 가족들을 맞았다.

0…공주에서 헤어진 큰 오빠 림룡호(77.남)씨를 만나기 위해 온 숙자(74), 복수(71), 열자(69), 옥자(64)씨 등 여동생들과 남동생 준호(66)씨는 숙소인 7층 객실 앞 복도에 나와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던 용호씨를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숙자씨는 “꽃다운 나이인 스무살에 헤어져 이렇게 쭈글쭈글한 노인이 돼서 만나게 됐다”면서 “너무 오랜 세월이라 얼굴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렇게 보기만 해도 좋아 눈물이 나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복수씨도 “당시 큰 오빠가 키가 커서 나는 정수리 끝이 겨우 오빠 명치에 닿을 정도였다”며 “난 언제 오빠처럼 키가 클까 하며 놀았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0…개별상봉 때 북측 가족가운데 상당수가 같은 복장에 같은 선물을 들고 와 눈길을 끌었다.

남자들은 절반 정도가 진청색 바탕에 흰 사선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똑같이 맸다.

이들이 남측 가족에게 주기 위해 쇼핑백에 담아 온 선물도 들쭉술, 대평곡주 등으로 비슷했다.

0…북측 언론 담당자들은 남측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남측의 기자실 통폐합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에 따른 동향을 묻는 등 관심을 표시했다.

북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해금강호텔에서 일부 남측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 부처 기자실은 폐쇄했느냐”고 묻고 “이제 기자들이 부처 사무실에 함부로 드나들기 어렵게 됐다. 기자들의 위상이 한 단계 격하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언론들이 기자실 문제를 주요 기사로 다루고 북측에서도 남측 언론보도을 계속 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날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현장을 찾아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인도주의적 평화가 이 건물처럼 구체화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면회소 공사가 10개월 정도 늦어진 것은 남북 화해.평화가 늦춰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하지만 ‘10.4 공동선언’ 이후 그동안 정체됐던 화해.협력의 과정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5년 8월 착공한 이산가족 면회소는 작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여파로 8개월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다.

0…다섯살 때 21세의 큰형 유재석(76)씨를 북측 ‘의용군’으로 보냈던 재성(63)씨는 17일 1차 단체상봉을 마친 후 “57년만에 만나서 그런지 덤덤하다”고 말했다.

재성씨는 “기억엔 없지만 이제라도 얼굴을 봤으니 된 것 아닌가”라면서도 “어머니가 못 보고 가신 게 안타까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처음 보자마자 형이 ‘부모님 모시는 일을 내가 했어야 했는데 너에게 맡겨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면서 “형이 북측에서 1982년부터 부모님 제사를 지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재성씨는 또 “아버지, 어머니가 장수하셨다. 아버지가 88세, 어머니가 85세에 돌아가셨으니…1982년이면 두 분 다 살아계셨을 때지”라며 같이 온 막내동생 재근(54)씨에게 물어봤다.

재성씨는 “형은 자신이 자원해서 (북측) 군에 갔는데 혹시 남측에 있는 자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겠느냐고 걱정했으나, 나는 내 딸이 (옛날에) 장학금 받으며 공부하던 큰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도 갖고 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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