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 해외시각] 일본 한반도 전문가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가 당선된데 대해 “노무현(盧武鉉) 정권에 대한 불만을 ‘경제대통령’이란 이미지의 이 후보가 흡수해 10년만에 보수 정권이 탄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시즈오카(靖國)현립대 교수 등 전문가들은 이 당선자가 이념을 중시한 노 대통령과는 달리 실리주의적으로 정권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북정책이나 대일정책에 있어서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즈미 하지메 교수(조선반도정치론) = 10년만에 보수 정권이 탄생하게 됐지만 대북정책의 기본 노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교류와 협력 확대로 북한을 안정시켜 위협을 줄이려는 ‘포용정책’은 누가 대통령이라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높은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지지층도 예외가 아니다. 경제협력도 일방적이지 않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연계될 가능성 등 한국의 이익도 따져왔다. ‘경제대통령’을 자임하는 이 당선자로서는 일정한 협력을 착실히 진전시키는 것이 실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경제협력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른다는 입장을 노무현 대통령보다 강하게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합의 항목을 정밀하게 검토해 수정이나 시기 조정 등 노무현 정권보다 신중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정도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아졌다. 이는 반대로 남북관계가 악화한다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의석을 더 잃으면 안되므로 이 당선자는 북핵문제에 대한 강경책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한국정치외교론) = 이번 한국 대통령 선거전의 쟁점은 과거 5년간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였다. 여야당 간에 정책의 큰 차이가 없었지만 유권자는 노무현 정권이 실패한 부동산 정책 등의 해결을 요구하며 경제에 밝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 당선자는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개인적인 스캔들이 남아 있다. “문제가 많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다음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 획득을 달성하느냐가 향후 정권 운영의 열쇠다.

노무현 정권의 외교는 이념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 당선자는 필요 이상의 마찰을 확대시키지 않고 실리적인 외교를 지향할 것이다. 대북 관계에 있어서도 다소 신중한 입장으로 변하더라도 현재 북미관계의 흐름을 존중하는 기본노선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고하리 스스무(小針進) 시즈오카(靜罔)현립대 교수(한국사회론) =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고용 상황 악화, 격차 확대 등으로 높아진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경제대통령’이란 이미지로 이명박 후보가 흡수해 정권의 추를 보수로 돌렸다.

이 당선자는 이념을 중시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할 때 사회 경험이 풍부한 현실주의자다.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만큼 국제감각은 있을 것이다. 다만 외교 분야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더라도 남북대화, 경제협력을 추진해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한편 ‘상호주의’의 입장에서 인권, 납치문제의 진전을 요구하는 등 대북 접근 방식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협력 가운데 군사전용이 가능한 인프라 정비 등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할 지도 모른다.

이 당선자의 브레인들은 대미관계를 중시한다. 일본과의 역사인식 문제와 영토문제에 대한 입장은 역대 정권과 다르지 않을 것이지만 남북문제 등에서 미국, 일본과의 연대, 조정은 긴밀하게 될 것이다.

▲히라이 순지(平岩俊司) 시즈오카(靜罔)현립대 교수(현대조선론) = 이명박 당선자는 현 정권과 같은 이념 중시의 자세를 취하지 않고 실무파처럼 합리적인 대일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도 관계개선을 추구할 것이므로 셔틀 외교의 부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국민은 경기호전을 강하게 기대하고 있어 경제면에서의 실패가 이어지게 되면 불만을 돌리기 위해 대일 강경대응으로 전환할지도 모르겠다.

대북정책에서도 다른 국가와의 관계나 자국 경제에 대한 영향을 배려해 합리적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차기 정권의 정책을 봐가며 대북정책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핵, 미사일 문제에서 어느 정도 엄격한 자세는 계속될 것이지만 일본과 동일한 정도의 강경 노선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정권 교체를 계기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크게 진전될 가능성도 낮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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