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 전문가 진단]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 방향이 현 정부에서보다 북핵문제에 보다 강하게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의 결단을 내리면 남측은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지원으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내에 3천 달러로 높이겠다’는 당선자의 `비핵.개방.3000′ 구상은 비핵화를 남북경협의 전제조건으로 여기는 측면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북핵시설 불능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속도감있게 전개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한동안 기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 북핵문제가 6자회담을 통해 폐기의 수순으로 들어간다면 남북관계도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유호열 고려대 교수 =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비핵화, 즉 북한의 핵폐기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있고 그것이 이뤄진 조건하에서 남북 간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5년 간 정부는 핵문제와 병행해서 남북관계를 진행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북핵문제와 직접적인 관계없이 남북교류를 진행해왔다. 한편으로는 교류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발상이었다. 새 정부는 이런 차기정부와 비교해 우선순위에 있어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북핵문제 해결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새 정부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을 통한 해결에 주력하겠지만 북핵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국제사회가 다시 대북 압박에 나설 수 있으며 여기에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도 6.15 공동선언과 2007 남북정상선언 등은 전임 정부에서 이뤄진 합의들이니 지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은 아닐 것이다. 타당성 검토를 다시 거쳐 선별적으로 이행될 것이다. 하지만 우선순위의 조정은 불가피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가 얽혀있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과 같은 합의는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같은 사업도 정치적 논리보다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이명박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을 개방시키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가 되고 북미관계가 진전된다면 남북관계도 괜찮겠지만 북핵문제가 악화되고 북미관계도 갈등국면이 된다면 당선자는 미국과 힘을 합쳐 대북압박에 나설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대북 포용정책을 유지한 참여정부와 이런 점에서 다르다.

북미관계와 북핵문제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최대 변수인데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답이 없다는게 문제다. 새 정부가 남북채널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강하게 촉구할 수는 있겠지만 당국간 회담을 통해 남북이 비핵화를 얘기해 봤자 원칙적인 합의밖에 안된다. 자칫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북한과 미국이 신뢰속에서 서로가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면서 비핵화가 이뤄지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정권 초반 남북 간 신경전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북한도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할 것이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해 온 당선자도 기선제압을 위해 북한에 세게 나갈 수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남북정상선언 이행도 속도가 늦춰질 것이다. 완전히 백지화되기는 어렵겠지만 몇 몇 사업들은 순연되거나 이행이 멈춰질 가능성이 크다.

▲ 김용현 동국대 교수 =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적극적인 남북경협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상호주의의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는 핵폐기만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당근을 제시하지 않던 기존 한나라당의 대북정책보다는 진일보 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대북 경제지원을 위해서는 북핵문제 해결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해왔다는 점에서 당선자의 정책과 맥락상 유사성이 있다.

북한의 핵폐기는 국제사회의 공조, 특히 북.미 간의 협상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선자는 대북정책에 있어 자율성이 낮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북핵정책, 대북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북핵문제가 해결방향으로 갈 경우에는 괜찮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차기 정부는 기존의 남북합의사항 등 대북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다.

남북관계가 당분간 조정기를 맞을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전반적인 지체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 정부가 2007정상선언 합의사항들을 이행할 지도 관심이다. 새 정부가 이를 무시할 경우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및 북핵문제 해결 속도와 상당한 격차를 보일 것이며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남북관계가 후퇴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