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출범] 전문가 진단-대북정책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북 정책과 관련, 남북관계 발전의 전제를 북핵 문제 진전에 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실용의 잣대로 남북관계를 풀어 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남북관계를 지탱해온 요소 중 `민족’의 비중은 낮추는 대신 `경제논리’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 =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적으로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이는 남북 관계를 대립보다는 협력적으로 풀어가되 철저히 경제논리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정부의 대북협력방식과 다른 길을 갈 것임을 암시한 듯하다.

남북통일을 언급하면서 “7천만 국민”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헌법정신에 입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찌 보면 남측이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 =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정상회담을 형식이나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 있다고 한 점이 눈에 띈다.

비핵.개방.3000 구상을 언급한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북한에 당근을 확실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 같다. 이념이 아닌 실용의 잣대로 남북관계를 풀겠다고 한 것은 생산적이고 실효성있는 성과중심의 남북관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표현인 것 같다.

문제는 북한이 `비핵.개방.3000’처럼 자신들의 변화를 전제로 한 남북협력방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또 북핵문제의 해결이 상당기간 지체될 경우 어떻게 할 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부분은 아쉽다.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변화가 긍정적일 경우 비핵.개방.3천의 성과가 나올 수 있지만 정반대 상황이 발생하거나 북핵 해결의 진전이 더딜 경우에 대한 대응책은 과제로 남은 듯 하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 = 대통령이 후보 및 당선인 시절 했던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 남북관계에 완전히 손을 놓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 쪽으로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작부터 강경한 대북정책을 폄으로써 지난 10년간 일궈온 남북관계를 피폐하게 만들 수도 없는 애매한 입장이 읽힌다.

북한이 취임사를 보고 대남 정책 기조를 세울텐데, 북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남북관계를 유지는 하되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을 우선시하고 상호주의를 강화하겠다는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에 비핵화 등과 관련한 의미있는 태도 변화가 있으면 우리가 나서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지만 그런 것이 없는 상태에서 먼저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남북관계의 공은 북한 쪽에 넘어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 = 7000만, 비핵.개방.3000, 남북지도자의 역할 등 대북정책과 관련한 키워드를 관심있게 봐야 한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4천700만 우리 국민만을 생각하는 정책이 아니라 7000만을 생각하는 대북정책, 통일준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방법과 과정면에서 선거켐페인인 비핵.개방.3000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유지되고 있는 남북관계가 지속하느냐, 숨고르기를 하느냐를 선택할 수 있는 공을 북한당국에 넘겼다고 볼 수 있다.

한미동맹을 특별히 강조하면서 글로벌 외교를 강조하는 대외정책도 대북정책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다. 대북정책을 주도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정상회담 등 정부당국간 대화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미관계, 6자회담 진전 정도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조정내용과 방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4월 말 테러지원국 해제, 부시 2기 정부와 북한당국 간 관계개선 속도가 사안별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취임사에서 대북정책에서 매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명박정부가 남북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의미가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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