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파장] 밖으로 드러난 北-中 불편한 밀월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외교 전문에는 북중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민감한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됐다. 공개된 문서가 현장 보고서(field reporting)라는 점을 감안해도 체제 붕괴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만 하다.   


공개된 외교 전문에 따르면, 2009년 4월 중국 허 야페이 부부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을 위해 미사일 발사 등 어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버릇없는 아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나쁜 행동’을 더 하지 못하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천영우 차관은 스티븐슨 미국대사에게 “중국의 젊은 공산당 지도부들이 북한을 유용하고 믿을 만한 동맹으로 여기지 않는다. 또한 중국은 한반도에 군사분쟁을 재발하는 위험부담을 안고 싶지 않다”고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몽골 울란바토르 주재 미국 외교관은 “지난해 8월 북한의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미국보다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중국이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여전히 폭로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시한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 북한은 이제 중국을 포함해 아무도 믿을 자 없다는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북한은 유일하게 자신들을 지지해온 중국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일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해 “위키리크스 공개는 중국과 북한을 이간질하려는 함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향후 북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중 밀착관계를 볼 때 양국 외교관들의 여과 없는 발언이 공개돼다고 해서 관계 악화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가 북한 감싸기에 대한 국내외적 비난 여론에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볼 때 북한의 추가도발 시 과거 와는 다른 대응을 하고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은 김정일이 평소 “미제와 남조선보다 중국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중국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최근 북중동맹을 부쩍 강조하고 있지만 김정일은 이번 문건 폭로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계심 때문에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3차 핵실험 등을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승지 경희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공개된 외교전문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국내 북한에 대한 정책 결정과정에서 설왕설래, 논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러한 중국 내부의 대북 인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입장에서 유리하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우 교수는 특히 “중국이 개혁개방의 노선을 걷고 있는 만큼 향후 북중간 공유하고 있는 전략적 이해관계 못지 않게 한중간 이해관계도 점점 커질 것”이라면서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하게 되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북한의 중국에 대한 불신이 확인된 만큼, 중국이 오히려 북한 껴안기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도출 행동에 상당한 우려감을 가져온 만큼, 이번 사건으로 잘못된 신호가 김정일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도발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중국의 대북 인식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정일이 오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북중 관계의 밀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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