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남북 동반승리로 `서울축제’ 만드나

남북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조 5차전에서 나란히 이겨 상암벌에서 축제 분위기 속에 우정의 대결을 벌일 수 있을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밤 11시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경기를 벌이고 북한은 같은 날 여섯 시간 앞선 오후 5시 요르단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홈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2승2무(승점 8)로 동률인 북한에 골득실(한국 +5, 북한 +2)에서 앞서 3조 1, 2위를 달리고 있다. 요르단이 1승1무2패(승점 4)로 뒤를 쫓고 있고 투르크메니스탄은 1무3패(승점 1)로 탈락이 결정됐다.

관심은 남북이 5차전 동반 승리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고 2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마지막 6차전에서 티켓을 건 `혈투’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없는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여부다.

한국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이기면 승점 3을 보태 승점 11로 남북전 결과와 상관 없이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간다. 요르단이 북한전을 포함해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승점 10에 그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한국-투르크메니스탄전에 앞서 요르단을 잡아준다면 허정무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요르단은 북한에 지면 1승1무3패로 투르크메니스탄과 최종전에서 승리하더라도 승점 7에 머문다. 이 경우 승점이 8인 한국은 두 경기 전패에도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

요르단이 북한과 비기면 승점 5를 확보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전 승리에도 현재 한국과 같은 승률 8에 머물기 때문에 골득실에서 5점 차로 앞선 한국을 추월하기 힘들다.

북한이 요르단과 비기거나 이겨준다면 남북의 최종예선 동반 진출 희망이 일찌감치 달성되는 것이다.

허정무호는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서 4-0 완승을 거뒀고 북한도 요르단을 방문경기 때 1-0으로 꺾었던 만큼 남북이 승리를 합창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양팀 모두 덜미를 잡힌다면 사정은 조금 복잡해진다.

한국이 원정에서 비기거나 지고 북한도 요르단과 홈경기에서 패한다면 남북은 서울에서 최종예선 진출을 다퉈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남북이 5차전에서 동반 패배하는 경우. 요르단은 2승1무2패(승점 7)가 되고 투르크메니스탄과 경기까지 잡는다면 승점 10을 챙길 수 있다. 2승2무1패(승점 8)가 되는 남북은 최종전에서 승점 3을 얻어야 승점 11로 요르단을 따돌리고 조 1위가 된다. 하지만 한 팀은 탈락이 불가피하다.

북한은 최근 실무협의에서 선수단 안전을 이유로 서울 경기를 제3국이나 제주도에서 개최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서울 개최 불가론’을 일축했고 북한은 조만간 입장을 통보하기로 했다. 북한의 서면 통보는 요르단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요르단전 승리로 최종예선 티켓을 확보하더라도 서울 경기를 포기한다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벌금 제재와 함께 진출 자격을 박탈당하는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남북이 1990년 10월23일 친선 2차전 이후 17년 8개월 만에 기대되는 서울 A매치 공식경기를 위해서는 5차전 승리가 더욱 절실한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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