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밀월’ 미.일관계 변화오나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조지 부시 정권에서 지속된 미·일간 밀월시대도 일단 마무리되면서 향후 양국 관계도 전환기를 맞았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해 출마 선언 이후 성명 등을 통해서는 일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아시아 외교에서 중국을 중시하면서 일본측에 경계감을 표시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대의 민주당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거 유세나 토론회 등에서는 대일관계가 쟁점이 되거나 오바마 당선인 본인이 직접 언급할 기회는 거의 없어서 일본에 대한 그의 정확한 속내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의 대일 정책은 백악관이나 국무부, 국방부, 주일 미국대사관 등 앞으로 정해질 정권 핵심 인사들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향후 인선 추이가 미·일관계의 향배를 판가름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다만 미·일관계의 핵심 변수로 평가되는 북한 및 아프가니스탄 문제의 경우엔 미국의 외교 전략과 일본의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지만은 않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부시 정권이 단행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지정국 해제에 대해 대화 외교를 내건 오바마 당선인은 일찌감치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간에는 온도차가 여전하다.

특히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 철군을 견지하고 있는 오바마 당선인은 아프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에 더욱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미국측이 일본 해상자위대가 인도양에서 다국적군 함대에 대해 실시하는 급유 지원활동에 더해 육상자위대의 아프간 본토 파견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참의원을 장악하고 있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다 늦어도 내년엔 실시될 중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엔 아프간 문제가 미·일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울러 양국간 최대 현안의 하나인 주일미군 재편 문제와 관련, 오키나와(沖繩)현이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의 이전 계획의 수정을 요구하면서 당초 계획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양국간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 민주당측이 통상정책을 통해서 당 특유의 보유주의적인 경향을 강화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미국에 있어서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라는 점에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크게 인식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양국간 관계가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사바 유키(淺羽祐樹) 야마구치(山口)현립대 국제문화학부 조교수는 “미·일관계에서 변수는 오히려 일본쪽이다. 테러특별법 대응방식에서 확연하게 볼 수 있듯이 자민당과 민주당간에 대미인식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며 “만약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지금 내걸고 있는 정책을 그대로 실시한다면 미·일관계는 전례없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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