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한반도] 외교분야 전문가 진단

외교분야 전문가들은 5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한미동맹은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들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바마 정권과 보수적인 이명박 정부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음을 우려하며 철저한 사전 조율을 주문했다.

특히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미관계만 진전되는 부담스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의 면밀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오바마 정권의 출범에도 한미동맹의 큰 틀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성향이 다소 다른 오바마 행정부와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으니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부시 행정부와 추진했던 `21세기 한미동맹 미래비전’에 대한 합의를 무게를 두고 신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북.미 직접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해 우리 정부로서는 남북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과거 김영삼 정부때 했듯 미국에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소극적 입장보다는 북미관계가 진전되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파열되고 한.미관계도 미묘해질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은 지난 8년 간의 부시 행정부에 대해 벼르고 있으니 미국의 정책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부분에서 큰 폭으로 변화될 수 있다. 대북정책의 출발점이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000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당시는 북.미 공동 코뮈니케가 채택되는 등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탈 때였다. 오바마 정권이 출범할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한.미 간에 대북정책 등을 잘 조율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보다 많은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문제가 거론될 수도 있다. 아울러 미국의 경제위기에 따른 비용 감축 차원에서 최근 동결됐던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

▲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흑인 최초의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 당선인은 이른바 소수 대통령이기 때문에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기존 우방들과의 전통적 관계는 중시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전반적인 한.미관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동안 클린턴 행정부와 김영삼 정권, 부시 행정부와 DJ정부 등에서 정부 성향이 엇갈리다보니 초기에는 삐걱대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추구하는 글로벌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다.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도 한반도 문제만 따로 떼어놓지 않고 새 정부의 글로벌 전략과 연계해 이해한다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오바마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우리에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우리 정부가 최근 추구하고 있는 글로벌외교에 잘 부합할 수도 있다. 물론 아프간 피랍사태 등으로 부담이 있지만 전략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대 현안은 북한문제에 대한 접근법일 것이다. 6자회담이 진행중이니 오바마 행정부도 이 틀을 뛰어넘어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 같은 북.미 양자협상을 진행하기는 힘들 것이다. 아마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미 간의 실질적인 담판이 진행되는 양자.다자 결합 형식이 될 것같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배제되거나 북미관계 개선에서 역할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피하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 문정인 연세대 교수 = 오바마 정부는 북.미 평화협정과 외교정상화 등을 모색하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매달리고 있다. 북미관계가 급격히 개선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가 부시 행정부가 출범 직후 보인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 정부 정책을 모두 배격한다는 의미) 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에 준하는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너무 경직돼 있다. 또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의 북미관계 변화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같다. 미국 정치의 기본 구도가 바뀌는 것인데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북미관계가 개선되는데 남북관계는 전혀 안움직인다고 과거 김영삼 정부때처럼 북미관계 진전을 방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하는대로 따라가면 국내적으로 엄청난 논란이 생길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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