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한반도] 북핵협상에도 `훈풍’

미국 대선에서 5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사실상 당선됨에 따라 북핵 협상에도 훈풍이 예상된다.

부시 행정부도 최근들어 대북협상에 유연한 태도로 임하기는 했지만 전통적으로 제재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민주당의 오바마 당선인이 북한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 자신이 후보시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의지를 밝히고 그의 참모가 북한에 외교대표부 설치를 거론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북한의 호응에 따라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오바마 정권의 대북정책 출발점이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000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면서 “당시는 북.미 공동 코뮈니케가 채택되는 등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던 때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크게 변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후보시절 일관되게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 온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부시 행정부 초기에 보였던 것과 같이 북한과의 대화채널은 단절한 채 대결 일변도로 나가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인은 앞으로 전개될 핵포기 협상에서 부시 행정부보다 훨씬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우선 오바마 당선인은 그간 북핵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이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에서 부시 행정부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2차 북핵위기의 원인으로 제네바합의의 파기로까지 이어졌던 UEP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지만 오바마 당선인은 이에 대한 부담이 훨씬 적다.

핵포기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 경수로 문제에 있어서도 이를 클린턴 행정부의 소산으로 여기며 강력 반대해온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정부는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존 케리(민주당), 척 헤이글, 리처드 루가(이상 공화당) 상원의원이나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 수전 라이스 전 국무부 차관보 등이 모두 북핵문제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협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인이 북한의 인권문제와 완강한 비확산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북핵문제가 곧바로 급물살을 타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민주당이 방법론에서 유연하기는 하지만 비확산 원칙이나 북한 인권문제에는 공화당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다해도 여러 정책적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며 “핵문제가 해결된다면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한 (북.미 간에) 급속한 타협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 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6자 수석대표회동에서 대북 검증의정서가 만족스럽게 채택되지 않으면 오바마 정부로서도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당선인도 샘플채취 등을 통해 북핵을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철저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과의 협상에 유연한 오바마 정부와 상대적으로 원칙을 강조하며 대북강경 기조를 보이고 있는 우리 정부와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나오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 경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미관계만 진전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경고하며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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