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한반도] 동교동계 반색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반색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이날 오바마 후보의 당선에 대해 공식 언급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동교동 안팎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 역력하다.

특히 오바마 후보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의지를 밝힌 점에서 보듯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데 큰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김 전 대통령의 핵심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 민주당은 소수민족 배려나 사회보장, 특히 대북 문제에 있어서 훨씬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영한다”며 “북핵 해결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께 노벨평화상 수상 8주년 기념 행사로 ‘미국의 신(新) 정부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갖는 것도 오바마 행정부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미국 민주당과의 인맥 확보에 나선 민주당 내에서도 “동교동의 민주당 인맥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전 대통령은 미국 민주당 인사들과 상당한 교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대 초반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나서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고, 퇴임 이후에도 클린턴 부부는 물론 오바마 캠프에서 일한 클린턴 행정부 인사들과도 교류해온 게 사실이다.

일례로 지한파(知韓派)로 통하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의 경우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이던 2001년 청와대로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이 매고 있던 넥타이가 좋다고 했고, 김 전 대통령이 넥타이 교환을 제의하자 즉석에서 바꿔맸던 인연을 갖고 있다.

당시 그 넥타이에는 수프 국물이 묻어 있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언젠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행운의 상징물로 여겨 이후 한 번도 세탁하지 않고 보관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돕다 오바마 캠프에 합류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김 전 대통령과 각별하다.

그는 2000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후 귀국하는 길에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야 김 위원장과 논의할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거인’에 비유할 정도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바마 캠프의 경제 브레인 중 한 사람인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회고록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 경제를 회생시킨 영웅”이라고 칭송했고,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도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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