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대 전문가진단] 제임스 화이트 UNC 교수

“오바마의 대선 승리는 미국이 불행한 인종주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임스 화이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CH)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탄생에 이런 의미를 부여했다.

화이트 교수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당선은 크게 두 가지 를 시사한다”며 “하나는 흑백 갈등이 더 이상 미국 사회를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인들이 인신 공격성 비방보다는 경제와 이라크 문제 같은 현실적인 이슈에 훨씬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미국은 길고 참혹했던 인종주의 역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화이트 교수는 강조했다.

화이트 교수는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뒤 스탠퍼드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주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학과 집단행동이며, 최근에는 동아시아 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화이트 교수는 대선 기간 내내 최대 이슈가 됐던 경제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는 불공정 행위와 비효율성을 바로잡기 위해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한편 의료보험 시스템을 개선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세금 정책의 경우 이미 예고된 것처럼 부유층에 대한 세금우대 정책은 철회하는 반면 중간 계층과 저소득층에 대해선 세금 감면 정책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빚어졌던 오바마-매케인 두 진영 간 흑색선전, 인종문제 등을 둘러싼 미국사회 내부의 갈등은 오바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긴 하지만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가 오바마의 승리로 끝남으로써 흑백 간 분열은 사실상 힘을 잃었다”고 분석하고 “흑백 갈등보다 더 깊은 게 좌우익 간 분열인데 이는 완전하게 치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를 싫어하는 사람은 계속 그럴 것이지만 공화당은 자신들이 오바마와 민주당에 퍼부었던 공격에 대해 처음부터 완전히 재고해야 할 상황을 맞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화이트 교수는 “오바마가 한반도 정책을 급진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부시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완전한 적대 정책에서 최근 1∼2년 사이에 협상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오바마도 이런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만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철폐한다면 경제봉쇄 조치를 끝내고 한 발짝 더 나아가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화이트 교수는 한-미 관계와 관련해 안보협력 관계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미국의 통상압력은 상당히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과 같은 자유무역주의자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아마도 자동차와 농산물 등에 대한 추가 시장 개방을 한국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자와 이명박 대통령의 서로 다른 성향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한-미 간의 안보 관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며 “적어도 대북 관계에 있어서는 이 대통령의 정책이 아주 보수적인 편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 대통령은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은 뒤 전임자들과 다른 길을 모색하느라 북한에 좀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햇볕정책으로 가는 문은 열어 놓고 있다. 이런 태도는 그렇게 보수적이라고만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화이트 교수는 미국 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에 주둔 중인 병력 규모를 축소하고 전투 역할의 비중을 줄이는 반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병력을 증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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