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시험운행] 대륙횡단 철도로 동북아 물류허브 노린다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열차 시험운행이 성사됨에 따라 한반도를 가로질러 시베리아 대륙을 연결하는 대륙횡단철도의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철도가 공식 개통된다면 일단 동해선과 북측 철로를 이용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부분 단절된 동해선 철로를 보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 대륙철도 연결 최적 노선은 동해선 = 현재 TSR과 연결 가능한 한반도 철도 노선은 동해선, 경의선, 경원선이며 이 가운데 동해선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측에서는 경제적, 군사적 이익이 많은 경의선 이용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북측은 체제안전과 낙후지역 개발을 위해 동해선에 관심을 쏟고 있다.

남북철도의 경우 북측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TSR과 동해선 연결이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울과 원산을 연결하던 경원선은 남북분단과 함께 남측의 경우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6.2㎞가, 북측의 경우 군사분계선에서 평강까지 14.8㎞가 끊긴데다 군사 요충지라 쉽사리 철로를 연결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북측과 러시아가 지난해 7월말 평양에서 TSR과 북측의 경원선을 연결한다는 내용의 의정서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더 이상 협의가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로 분단 후 끊어졌다가 2000년 8월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 뒤 2003년 6월 연결식이 열려 가장 적은 비용으로 남북 철도 연결이 가능하지만 이 노선은 평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북측이 꺼리고 있다.

반면 동해선의 경우 북측이 그동안 남측에 동해선의 단절 구간인 제진-강릉간 118㎞ 연결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을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 또한 동해선을 이용할 경우 부산에서 동해선을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곧바로 빠질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북측이 TSR의 연결선으로 생각하는 노선은 아마도 동해선일 것”이라면서 “북측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우리 또한 이에 맞춰 조속히 동해선을 연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 대륙철도 협의 가속화 전망 = 한반도종단철도(TKR)와 TSR의 연결은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ACAP)에서 아시아횡단철도망(TAR)의 일환으로 1980년대부터 추진되다 본격적인 논의는 1990년대 중반 소련이 붕괴되고 중국이 시장경제에 눈을 뜨면서 시작됐다.

2001년 8월 북.러 정상회담의 ‘모스크바 선언’에서 “남북한과 유럽 및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수송로 구축에 합의한다”고 했으며,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러시아는 TSR와 연결될 북한 철도 781㎞ 구간을 3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2003년 10월 방콕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TKR-TSR 연결사업에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한 뒤 남.북.러 철도전문가 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3월에는 이철 코레일 사장, 김용삼 북한철도상과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 등이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나흘간 회의를 갖고 TKR-TSR 연결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뚜렷한 진전이 없다가 이번 남북철도 시험 운행을 계기로 다시 러시아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정부 또한 실질적인 대응으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남북철도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남북철도공동운영위원회를 북측에 제의하고 남,북,러 3자 철도 모임을 재개하며 3국 철도장관 회의 개최도 필요성 여부를 분석해 관련국과 협의하겠다”면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을 정도다.

◇ 대륙철도 연결 효과와 비용 분담 문제는 = 정부 자체 조사에 따르면 TKR와 TSR가 연결될 경우 부산에서 모스크바까지의 화물운송 시간을 8일 가량, 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운임도 해상운송의 절반 가량인 600달러로 줄일 수 있다.

러시아는 물동량의 경우 현재의 10배 가량인 연간 50만TEU를 소화해 연간 5억달러의 추가 수입이 가능하며 북한도 연간 1억달러 이상을 통과료 수입으로 얻을 수 있다.

사망한 김일성 주석 또한 1984년 벨기에 노동당 중앙위원장과 만나 남북 철도가 대륙 철도와 연결되면 연간 15억달러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듯이 TKR와 TSR의 연결은 정치적 의미 이상으로 경제적 효과도 크다.

특히 남측은 TSR 연결이 성사되면 부산항과 광양항이 대륙철도의 종단점으로 물류의 집합소 역할이 가능해져 동북아 물류 허브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TSR 연결에 앞서 북측의 철로 현대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야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TKR와 대륙횡단철도 연계는 북한에 막대한 현금이 들어가 미국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북미간 관계개선이 되고 외교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도 “북한 철도 현대화를 지원하더라도 대륙철도 연결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4년전 러시아가 TSR에 연결될 북측 철로 구간을 조사한 결과 당시 현대화 공사비로 25억달러로 추정했지만 현재는 다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동해선의 경우 남측도 제진-강릉, 포항-삼척 구간을 신설하는데 1조원 이상이 드는 등 부대 비용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는 2-3년전에 남측에 진 부채를 북측의 철도 현대화 자금으로 갚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남측이 거부해 현재 이 방안은 고려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남북철도 개통이 공식화되면 남북협력기금 등을 이용해 TSR 연결을 위한 북측 철도 현대화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보수세력의 반대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을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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