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시험운행] “다음엔 꼭 타야지요”

17일 휴전선을 넘어 57년만에 북측 열차가 들어설 고성군 현내면 제진역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환영 인파로 축제 분위기다.

이날 제진역에는 동해선 기관사 중 유일한 생존자인 강종구(86.고성군 현내면 대진리)씨도 찾아와 감회에 젖었다.

1942년부터 1944년까지 동해북부선에서 기관사로 일했던 그는 안타깝게도 탑승에서 제외돼 환영 인파 속에서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맞이하게 됐다.

강씨는 “동해선은 양양에서 원산까지 32개 역이 있는데 다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당시에는 디젤이 아닌 증기기관차였는데 소음을 내면서 연기를 피우며 달리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운행 직전에 취소돼 실망이 컸기 때문에 이번에도 취소되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다행히 시험운행이 실시돼 감개무량하다. 이런 추세라면 남북 통일도 곧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이번 시험운행 열차에 탑승하지 못해 섭섭하다”면서도 “동해선이 다시 달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 어제 잠을 설쳤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그땐 꼭 다시 동해선에 올라야지”라며 웃었다.

제진역은 이날 오전부터 강씨처럼 57년만에 남측에 내려오는 북측 열차를 맞이하기 위해 찾아온 환영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북측 인사들을 맞이할 화동 김유빈(9.간성초교 2)양은 “북한 손님들에게 꽃을 드리려고 분홍색 원피스도 입고 아침부터 열심히 연습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인근 명파초등학교 사물놀이패, 가수 현숙과 김혜연 등이 축하공연을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고 환영행사에 참가한 고성지역 주민들도 북측 열차 도착을 기다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