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슈타트 칼럼] 평양정권의 “엿 먹어라!”는 소리

평양정권은 “자국 방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하여” “핵실험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세계를 향하여 북한의 게임 플랜을 다시 확실하게 알렸다.

역설적이지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밀에 집착해온 북한정권은 그동안 여러해, 자신들의 핵개발 목적을 우리들에게 확성기를 들고 떠들어 대왔고, 목적달성을 위하여 무슨 절차를 밟을 것인가에 대해 대문자로 적은 전보(電報)를 보내온 셈이다.

그동안 북한이 끈질기게 인내심을 갖고, 자신들은 미국 심장부를 때릴 수 있는 핵이나 미사일을 갖고 있다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온 목적은 다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의 동북아시아 안보시스템을 까부수고, 한미군사동맹을 해체시켜서, 평양정권 자신들의 뜻대로 한반도를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최근 핵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바로 이런 3가지 목적들을 향하여 한걸음 한걸음, 주도면밀하게 닦아가는 절차중의 한 수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우리가 또한 주목할 것은, 저들과는 상대가 되지도 않는 막강한 주적 미국에게, 북한의 지도부가 다시 한 번 자신에 찬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북한을 “깡패정권”이라고 불렀고, 혹자는 그들을 “테러국가”로 지칭했다. 모두 맞는 말이고, 이런 낱말들에는 욕지거리 비난의 뜻이 포함되어 있으나, 북한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북한을 똑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피상적 지칭이다. 북한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우리는 그들을 ‘수정주의 국가’라고 불러야 한다. 북한은 그들이 직면한 국제사회 환경에 불만이 많고, 그래서 그런 질서를 뒤집어 엎겠다는 것이다.

그들이 불만스럽다는 국제환경은 무엇인가?

(1) 그들은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성공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교역과 자본이 세계화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고, 이것은 스탈린식 경제를 고집하는 북한으로서는 기본적으로 상치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2) 자신들이 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초강대국 미국이 구축한 동북아시아의 군사안보 시스템을 못참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3) 김씨왕조가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남한이 민주적으로 눈부시게 발전 번영했다는 사실도 이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의 이런 불만들은 단지 말로만 불평을 터뜨리는 것이 아니고, 이런 국제 시스템은 북한정권의 생사에 관계되는 일이므로, 이런 문제들을 ‘국제대화’로 풀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남한사람들, 일본국민들, 미국사람들 귀에는 믿기 어려운 말이겠지만, 김정일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김정일이 이 모든 질서, 동북아시아의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질서를 뒤집어 엎겠다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이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끈질기고 집요하게 노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심중하게 선택된 도구가 바로 핵무기요, 장거리 탄도 미사일들이다. 이 대량학살무기가 까부수고자 하는 표적물이 바로 한미군사동맹이다. 저들은 이 미사일들을 미국본토에 정조준함으로써, 한미동맹을 가장 효율적으로 파괴하고 남한을 무조건 흡수통일하는 기획에 박차를 가하자는 것이다. 왜냐고?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으로 겨냥하면, 한반도에서 위기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남한 안보약속은 분명히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의 정책수립가들이 시애틀(미주 서해안)에 조준된 미사일 때문에 남한에 대한 약속을 미적거린다면, 미군이 세계에서 제일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했더라도, 그런 군사동맹은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동맹이다.

반세기 이상, 평양정권은 미국이 주관해온 ‘북한의 남침제어 시스템’을 참아왔다. 김정일 왕조의 지정학적 열쇠는 이런 제어세력을 제거하는 것으로써, 북한의 예측불가능한 행동들은 이런 장기계획의 프리즘을 통하여 해석해야 한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6자회담도 북한 쪽에서 보면 절대로 지지부진한 것이 아니다: 북한은, 6자회담이 지지부진했던 지난 3년간, 자신들의 계획대로 열심히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해왔다. 현재 북한과의 ‘회담외교’로 문제를 풀자는 접근방식은, 1, 2차 세계대전 사이에 유럽에서 ‘회담외교’로 문제를 풀겠다는 접근방식과 소름이 끼치도록 비슷한 점들이 많다.

그 당시 사정과 지금 사정이 다른 점도 있지만 – 독일은 당시 유럽에서 제일 막강한 세력이었으나, 북한은 현재 제일 취약한 세력이란 사실 – 현재 돌아가는 추세는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현상유지를 바라는 쪽에서는 회담을 하자고 졸라대고, 수정주의를 원하는 쪽에서는 계속 무장을 하고 있는데, 이전이나 지금이나, 수정주의를 원하는 쪽이 바라는대로 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7월 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 외부에서는 북한의 이런 짓을 충동적이라느니, 비정상이라느니,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은 냉정하게 계산하여, 미사일 발사 후 국제사회의 반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고, 게임 수위를 몇 단계 더 위험한 수준으로 상향조정한 것이었다.

평양정권이 그렇게 기획을 했다 하더라도 – 남한과 미국의 군사동맹을 불살라 버리자는 기획 – 남한의 덜 떨어진(hapless) 노무현 정권이 자기들을 적극 도우리라곤 미리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미사일 실험발사 직후, 남한 대통령 노무현은 북한정권에 대한 비난을 결사적으로 피했다. 그 대신 그는, 일본이 이 문제를 유엔에 들고가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심대한 위기를 불러일으켰다!”고 (여러가지 딴 일들까지 거론하면서), 일본에 책임이 있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노무현 정권은 북한에 수십억불 들여 벌여놓은 ‘개성공단 사업’도 미사일 실험발사로 인한 정치적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노정권은 계속 이 사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했고, ‘개성 제조품’들도 한미 FTA 협정에서 특별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제일 불길한 짓은, 노무현 정권이 한미연합사의 전시작통권을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옮겨야 한다고 고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한의 군사전문가들이 – 수많은 퇴역장성들과 前 국방장관들을 포함하여 –아직 한국군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유사시 큰 위험 가능성을 걱정하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는데도 불구하고, 노정권은 이 일을 밀어부치고 있다. 노정권이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진짜 이유는 지난 달 노무현의 한 고위참모가, 서울에서 열린 공개토론 석상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한반도에서 위기가 일어났을 때, 미군이 전시작통권을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한반도의 안보에 큰 지장이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전시작통권 이양이란 말은 노정권의 속마음, 즉 우방 미국에 대한 불신의 딴 표현이라 볼 수 있다. 노정권의 속마음이 미사일 위기에도 불구하고 터져나온 것이다. 남한정권의 공개적 반응이 이러할진데, 북한은 불감청고소원으로 그 다음 단계, 핵실험을 감행해도 괜찮겠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남한의 안보정책이 전후(戰後) 꽃세대 아이들에게 넘어가서 이렇게 한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2001년 워싱턴에서 정권을 잡은 자칭 어른들 세대도 그동안 별로 나은 짓을 한 것은 없다. 북한의 벼랑끝 정책에 수세냐, 공세냐 따지면서 남한정권과의 관계에서도 신경질만 내고 사태를 주도하지도 못하면서, 그동안 남한과의 ‘동맹 관리’ 정책이란 것이 기껏해야 주한미군 감축이 – 아직도 한참 더 뽑아낼 것 같지만 – 부시정권의 업적이다. 우리나라 정치가들도 이 게임이 얼마나 큰 게임인지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이렇게 모든 상황을 감안하고 난 뒤에도, 문제는 북한이 계속 한미동맹을 까부수려고 더욱 더 노력할 것이란 점이다. 김정일은 이번 핵무기 공갈로 한미동맹의 시계를 다시 조정하면서 시계 바늘을 오밤중 자정으로 밀어 놓았다. 우리가 귀를 기울이면, 시계 바늘이 재깍대는 소리가 들릴 지경까지 왔다.

*에버슈타트 박사는 미국기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곧 출판되는 “위기와 재난 사이를 오가는 북한경제”란 책의 저자이다.

번역/남신우(재미 북한인권운동가)

[원문보기]
Pyongyang Phooey
By NICHOLAS EBERSTADT
October 5, 2006; Page A20 – Wall Street Journal

With Pyongyang’s announcement that it intends to “conduct a nuclear test” to
“bolster its war deterrent for self-defense,” the world has been given yet
another reminder of the North Korean game plan. Paradoxically, for all its
preternatural secretiveness, the regime has been practically spelling out
its nuclear objectives for years, and has all but telegraphed the steps it
would take to achieve them. As it has patiently explained, nuclear
weapons — and the ballistic missiles necessary for delivering these into
the U.S. heartland — are instrumental to achieving three goals: shattering
the U.S. security architecture in Northeast Asia; breaking the U.S. military
alliance with South Korea; and pursuing the reunification of the peninsula
on Pyongyang’s terms. The latest nuclear gambit moves Kim Jong Il’s regime
methodically closer to each of these goals. Scarcely less significant, the
leadership sends a signal of confidence in its improbable contest against
the American colossus.
North Korea has been called a “rogue state” by some, a “terrorist state” by
others, and fair enough — but while those terms carry opprobrium, they lack
real descriptive content. The North is better understood as a “revisionist
state” — bitterly dissatisfied with the international environment it faces,
and intent upon overturning that order. Its main grievances with the
international system are: (1) the predominance and success of the capitalist
world economy, particularly its global trade and financial arrangements,
which are fundamentally incompatible with Pyongyang’s Stalin-style economy;
(2) the Northeast Asian security structure of military alliances built and
maintained by its superpower enemy, the U.S.; and (3) the florescence of a
prosperous, democratic South Korean state on the landmass that the Kim
family claims the right to rule unconditionally.

These grievances are not merely aesthetic. Since each of these features of
the international system places the survival of their own system in
jeopardy, North Korea is exceedingly unlikely to be reconciled to them
through “international dialogue.” Making the world safe for Kim Jong Il
requires nothing less than upending the contemporary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order in Northeast Asia — preposterous as such an outcome may
sound to South Korean, Japanese or American ears.

Nevertheless, North Korean policy is relentlessly focused on achieving just
such an upending. The carefully chosen tools for the job are nuclear weapons
and long-range ballistic missiles. The point of vulnerability — the focus
of these WMD — is the U.S.-South Korea military alliance. By training
missiles on U.S. territory, Pyongyang’s goal of breaking the alliance would
be promoted most efficiently — and its objective of unconditional
unification with South Korea would be directly advanced. Why? Because
placing U.S. territory in North Korea’s nuclear crosshairs inescapably
undermines the credibility of American security guarantees in a time of
crisis on the Korean peninsula. If U.S. policy makers were deemed unwilling
to expose Seattle in order to honor commitments to Seoul, the security
alliance would be worthless, America’s unparalleled military might
notwithstanding.

For over half a century, Pyongyang has endured the reality of U.S.-imposed
“deterrence.” For Kim Jong Il, the geopolitical keys to the kingdom lie in
deterring the deterrer — and North Korea’s otherwise puzzling and bellicose
behavior should be regarded through the prism of this long-term project.

The seemingly stalled six-party talks, for example, are actually not stalled
at all: North Korea’s missile and nuclear weapons programs have apparently
been progressing quite nicely during the three-plus years of conferencing.
There is an eerie similarity between the “conference diplomacy” involving
North Korea today and earlier episodes of “conference diplomacy” in Europe
between World Wars I and II. While the particulars are obviously
different — Germany was the strongest state in its region, while North
Korea is the weakest — the dynamics are almost exactly the same: The status
quo powers want to talk; the revisionist powers want to arm — and both
parties get their wish.
When North Korea launched its missiles in July, the move was judged in many
quarters to be impetuous, even irrational. In fact, it was coolly
calculated, displaying the regime’s confidence that it could manage
subsequent international events while pushing its game up to a potentially
much more dangerous level.

Even so, Pyongyang could not have known how much its own project —
inflaming the U.S.-South Korea military alliance — would be abetted by the
hapless Roh Moo Hyun government. In the immediate aftermath of the launches,
South Korea’s President Roh studiously avoided criticism of North Korea —
and instead harshly scolded the Japanese for (among other things) bringing
the matter before the U.N., averring that Tokyo’s actions could “lead to a
critical situation in the peace over Northeast Asia”! The Roh administration
also stated that its multibillion dollar joint-venture scheme within North
Korea, the Kaesong Industrial Complex, should be insulated against any
political fallout from the missile episode. It continued the subsidies for
the project and insisted that North Korean products “made in Kaesong” should
receive privileged treatment in the pending U.S.-South Korea Free Trade
Agreement.

Most portentously of all, Mr. Roh fixated on switching wartime operational
control (Opcon) of the U.S-South Korea combined forces command from U.S. to
South Korean hands. It seemed to matter little to him that many military
specialists in South Korea itself — including a large number of retired
generals and former ministers of national defense — went on record to warn
that the South’s forces were not prepared for such a transition, and that
readiness might suffer. The true reasoning behind Mr. Roh’s adamant Opcon
lobbying may have been revealed by one of his advisers at a public seminar
in Seoul last month. He argued that South Korea’s control of troops during
wartime is critical to maintain security on the peninsula as it prevents the
U.S. military from unilaterally conducting military operations in the case
of an emergency on the peninsula.

Opcon, in other words, was a proxy for the Roh government’s distrust of its
U.S. ally — a feeling evidently so powerful that it could not be restrained
even under the pressure of North Korea’s missile tests. In the light of such
official South Korean reactions, Pyongyang made its own calculations about
the risks and benefits in moving its agenda on to nuclear tests.

* * *

If the flower children in charge of South Korean national security policy
these days have acquitted themselves poorly, the record of the
self-proclaimed grownups who took charge of Washington’s policies in 2001
does not look that much better. Passive-aggressive in the face of North
Korean brinkmanship, irritable and reactive in the face of mounting
frictions in the relationship with Seoul, the Bush administration’s main
achievement to date in “alliance management” seems to have been the drawdown
of U.S. forces in South Korea, with more in store. It is not even clear that
our statesmen understand the stakes of the game they are embroiled in. All
this, of course, will hardly dissuade Pyongyang from pressing the U.S.-South
Korea alliance ever harder.

With his latest nuclear gambit, Kim Jong Il has just reset the clock on the
U.S.-South Korean military alliance, moving the hands palpably closer to
midnight. If we listen closely, we can hear the ticking.

Mr. Eberstadt, the Henry Wendt scholar at the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is author of “The North Korean Economy Between Crisis and Catastrophe,”
forthcoming from Transaction 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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