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평화질서] ② 업그레이드 되는 남북관계

“이번 `2007 남북정상선언’으로 남북관계는 `화해협력’의 단계에서 명실상부한 `평화번영’의 단계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통일부의 한 핵심 당국자는 200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2007 남북정상선언’으로 변화될 남북관계를 이렇게 전망했다.

`2007 남북정상선언’은 마지막 냉전지대였던 한반도를 평화지대로 전환하기 위한 평화정착 방안과 남북이 공동번영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구체적 경제협력사업들, 남북 간 불신의 벽을 허물고 통일로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한 조치 등을 총망라했다는 평가다.

10개 항목의 광범위하고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모든 합의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선언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평화’와 `번영’이다.

참여정부가 출범 때부터 표방해 온 대북정책이 `평화번영 정책’이어서 그다지 새삼스러울 게 없을 수 있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사업들에 남북 정상이 합의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별개로 추진됐던 경향이 강한 `평화’와 `번영’이 이번 선언에서는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는 점이 주목된다.

대표적인 게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다.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해주지역과 주변수역을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해주공단 건설, 민간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통해 남북이 평화롭게 이용하면 군사적 긴장도 자연스레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 대국민 보고회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해 “이번 공동선언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진전된 합의가 이 부분”이라며 “서해에서..(중략)..대결상태를 해소하고 평화구축과 경제협력을 해나가는 포괄적 협력방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있어서는 유무상통, 남북상생의 원칙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번에 새로 합의된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추진) ▲백두산관광 등이 모두 이런 원칙에 기반한 것이다.

조선협력단지는 인건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고 철도.도로 개보수는 남북경협사업에 활용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중국과 유럽으로 통하게 만드는 길을 닦는다는 의미도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개성과 금강산에만 국한됐던 남북경협 현장도 크게 확대된다.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남측에는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북측에는 경제회생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사업들을 계속 추진하자는데 남북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남북이 이처럼 서로의 필요에 의해 경제공동체로 묶여지면 그만큼 군사적 긴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과 평화가 선순환적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경제협력을 통해서만 군사적 긴장을 낮추자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언에는 경협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전이 더뎠던 정치.군사분야의 협력방안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특히 정전체제의 종식을 위해 남북 주도로 3~4자 정상회담을 갖자는 합의는 주목할 만하다.

북핵문제가 진전을 이루면서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체제를 향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지가 처음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6자회담이 지금과 같은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면 이르면 연말께 마무리될 북핵 불능화 시점에 맞춰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노무현 대통령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종전선언은 물론 핵없는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남북은 다음달 7년 만에 국방장관회담을 재개, 서해상 공동어로수역 조성 등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국방장관회담에서는 또 직통전화 설치, 군사훈련 상호통보.참관 등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남북관계에 걸맞게 논의채널도 격상됐다.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전반을 총괄하는 협의체였던 장관급회담은 총리회담이 대신하며 차관급이 수석대표였던 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경제부총리가 지휘하는 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바뀌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평화정착과 경제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기본으로 남북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발전모델이 이번 선언에 담겨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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