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포괄적 접근방안’ 6자회담 재개 못푼다

미국 딕 체니 부통령 보좌관을 지낸 아론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는 21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1년 전 미국이 취한 금융제재 조치들이 북한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냈다”며 압박을 섞은 대북정책만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정책 ‘관리자’인 체니 부통령의 보좌관 출신의 이 같은 평가는 현 부시 행정부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주목된다. 또 프리드버그 교수는 중국 등의 협력을 이끌어낸다면 북한에 대한 압박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 부시 행정부는 돈지갑을 마르게 하는 압박외교를 통해 북한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여기에 유엔대북결의안이라는 또 다른 카드까지 쥐었다. 경제제재와 미사일 관련 무기금수라는 투 트랙(two-track) 압박이다. 이 양날의 칼로 북한의 범죄행위도 근절하고 6자회담에도 나오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에 회의감이 높아지면서 양날의 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데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 보유를 추진하는 북한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근본이해가 충돌할 가능성도 준비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내부변화 촉진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미국의 인식 하에서는 한미 양국이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도 상호 이해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양국 정삼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BDA 조사 기간단축을 거론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정부는 미국의 양보를 통한 대북 유화책에 관심을 보인다. 반면, 미국은 언제든지 대화가 열려있다는 원칙론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국 정부가 구상하는 포괄적 접근은 6자회담 전 미-북 양자대화 추진과 금융제재 비확산 같은 유화조치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받게 될 선물 리스트도 구체적으로 열거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양자대화나 선물 리스트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은 당분간 채찍을 통해 대화를 종용할 태세인 반면, 북한은 미국의 금융조치를 체제붕괴용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북한 당국자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제재모자를 쓰고는 회담에 나갈 수 없다’고 공언해왔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중국과 한국의 중재 노력을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미국 내 협상파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마저 북한의 핵포기 의지에 회의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한국의 포괄적 접근이라는 아이디어도 ‘핵포기 의사 표명시 200만kw 송전’처럼 실효성 없는 아이디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정부의 절충안이 현 국면을 장기화시켜 오히려 북한의 버티기 전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 정부의 태도가 6자회담 재개 시기를 오히려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다. 북한이 先금융제재 철회입장을 고수할 경우 한국정부의 포괄적 접근방안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공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