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김정일 후계’, 노동당 10호실 할일 많다

▲ 대동강구역에 세워진 모자이크 벽화(05.2.2)

앞으로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당국은 보다 강도 높게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민들 사이에 ‘장군님 후계자’ 소문이 차츰 퍼져가고 있는 만큼(DailyNK 12월 13일 보도), 이에 대한 논의확산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동당 10호실 대대적으로 가동될 듯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노동당 10호실’의 역할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10호실은 ‘김일성 유일사상체계’와 ‘김정일 유일적 지도체제’의 기강을 확립하는 노동당 전담부서다.

노동당 10호실은 중앙당으로부터 도당, 시, 군당 10호실에 이르기까지 정연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국가안전보위부의 사업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북한에서 간부로 근무한 탈북자 최춘범(가명, 60세)씨는 10호실의 기능에 대해 “노동당 행정 공안담당 부서(담당 비서 계응태)는 사회일반 치안, 검찰, 재판사업을 총괄하며, 10호실은 국가안전보위부 사건만을 관할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수령과 관련된 정치사건은 사회일반 사건과 따로 구별해 철저한 절대비밀에 부쳐 처리된다”고 말했다.

김일성, 김정일을 비판한 사람들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도 10호실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후계자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정치사건’으로 규정, 철저히 단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김정일 스스로 “후계자 논의를 금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에 따른 단속과 처벌의 강도도 매우 높아질 것임에 틀림없다.

새 우상화물 건립목적도 관심

그러나 10호실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후계자를 위해 복무할 수밖에 없는 기구다. 따라서 후계자 논의가 김정일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은밀히 진행되면 될수록 후계자와 10호실의 연결체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94년 김일성이 사망하자 ‘수령의 신격화’에 금이 간 적이 있었다. ‘영생의 신’으로까지 떠받들린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자 주민들 사이에 “수령님도 같은 인간”이라는 의식이 퍼지면서 수령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급하게 내놓은 구호가 ‘어버이 수령은 우리 안에 영원히 살아 계신다’였다.

또 김일성 사망에 이어 대량아사가 잇따르자 “김정일이 아버지보다 못하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나돌았고, ‘신의 명령’으로 여겨오던 수령의 교시나 말씀을 왜곡 집행하는 현상들도 일부 나타났다.

특히 김정일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 차츰 진행돼 왔다. 이러한 민심 이반 현상을 제대로 막지 못할 경우, 수령체제와 더불어 10호실의 존재도 위험하다는 위기감 때문에 10호실의 활동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 9월 12일자 <평양신문>은 북한 각지에 ‘3대 장군’(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을 형상화한 대형 모자이크 벽화가 세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수대 벽화창작단이 지난 3년 동안 백두산 지역과 전국 각지의 벽화를 모자이크로 새로 제작한 것만도 이미 1천1백여 상에 달한다.

지난 8월 황해북도 신계군에 태양상 벽화를 비롯, ‘만경대 고향집’(김일성 출생지), ‘정일봉 고향집’(김정일 생가), ‘회령 고향집’(김정숙 출생지) 등지에도 벽화가 새로 건립되었다.

이처럼 우상화물 단장이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후계자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김일성-김정일-김정숙에 대한 우상화물을 새로 단장하는 것은, 주민들 사이에 제멋대로 나도는 소문은 막아야 하지만, 또 한편 김일성 가계(家系)에서 나올 ‘새 후계자’ 등장에도 사전에 우상화 정지작업을 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영진 기자(2002년 입국, 평양출신)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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