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日 대북경제제재, 조총련 ‘지갑’ 겨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 이후 일본 정부의 대북금융제재조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자민당 대북경제재제 시뮬레이션팀이 8일 회의를 열고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특정금융거래 규제법안’을 확정지었다고 보도했다.

법안은 정부가 북한의 자금 세탁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융기관을 지정, 일본 내 다른 금융기관들과 일체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가을 임시국회에 제출될 예정인 이 법안은 일본 국내의 조총련계 금융기관을 겨냥한 것이다. 제재 대상은 자금세탁에 한정하고 있으나, 현행 외환관리법보다 손쉽게 의심이 가는 금융기관에 제재를 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외환관리법에 따라 특정국가의 금융거래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유엔이나 다자간 합의를 전제로 하지만, 이 법안은 정부가 각료회의를 통해 제재를 발동할 수 있고 국회는 사후 승인을 하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자민당은 이 법안을 ‘특정선박입항금지법’이나 ‘개정외환법’ 등과 함께 북한에 대한 새로운 압박카드로 사용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02년 이후부터 대북경제압박조치 강화

일본의 이러한 대북경제제재 조치는 북한을 직접 압박하기보다는 일본 내 조총련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북한 교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았다. 특히 80년대에는 조총련계를 주축으로 한 대북투자가 ‘애국사업’이란 명목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러시아와 북한간의 교역이 급격히 줄어든 95년 이후에는 중국을 제치고 북한의 제 1교역국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납치자 문제가 본격화된 2002년 이후 대북경제압박조치를 계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에 대한 포괄적 수출규제 조치에 따라 대북 수출품에 대한 검사가 강화됐고, 개정외환법을 통해 대북송금제재가 이뤄졌다.

2004년과 2005년에 제정된 ‘특정선박입항금지법’과 ‘선박유탁손해배상보장법’은 사실상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을 어렵게 함으로써, 북일간 교역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이밖에도 북한산 바지락조개의 원산지 위조사건 발생으로 주요 대일수출품이었던 해산물의 수출이 저조해졌고, 일본 소비자들의 대북감정 악화 등으로 인해 섬유류 수출액도 급감하게 됐다.

이에따라 최근 5년간 북한의 대일본 교역액은 매년 평균 20%의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KOTRA가 지난 2월 발표한 ‘북일경제관계현황과 전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 대일 교역액은 1억 8천 3백만 달러로, 1970년대 이후 최저무역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북일무역의 가교역할을 했던 조총련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정치적 입지 약화는 물론 경제적 타격까지

이와같은 금융제재와 함께 일본당국은 지난달 조총련 도쿄도 본부의 부지와 건물에 대한 경매를 신청, 도쿄지법이 경매 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본부는 사실상 북한 ‘외교시설’로, 이에 대한 경매절차 개시는 오사카본부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조총련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며 “만일 조총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재가 시작될 경우 북한은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재 방안으로 “조총련이 북한에 보내는 송금을 차단하거나 조총련의 일본 내 금융자산을 동결시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조총련 자체를 와해시키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정금융거래 규제법안’도 사실상 일본 내 북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조총련계 자금을 노림으로써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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