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2년] 기로에 선 6자회담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지 9일로 2년이 됐지만 북한의 핵을 폐기하기 위한 북핵 6자회담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6자회담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 오랜 공백기를 깨고 활기를 되찾아 북한의 핵신고 및 핵불능화 단계를 규정한 2.13합의(2007년)가 도출됐고 이에 따라 핵시설 불능화가 진행되는 한편 핵 신고서도 지난 6월 제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검증문제를 놓고 북.미가 이견을 보이면서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신고와 검증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검증방안에 합의해야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북한은 “2.13합의에는 신고서를 제출하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게 돼 있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특히 테러지원국 해제 유보에 대한 불만으로 불능화가 이뤄지던 핵시설에 대한 복구를 시작하고 지난달 말에는 재처리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상황을 다시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행히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되면서 위기감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힐 차관보는 지난 1∼3일 방북,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과 검증문제 등을 협의했으며 서로가 유연성을 발휘해 의견차를 상당히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협의내용이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힐 차관보는 정식 신고서에 담긴 영변 핵시설을 먼저 검증한 뒤 북.미 간 비공개의사록에 담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핵확산 문제는 추후 검증한다는 이른바 `분리검증안’을 제시해 북한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검증대상 등에 대해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아 추가협의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은 플루토늄 검증에 필수적인 고준위폐기물 저장소 등은 1차 검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북한은 이를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거부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신고서에 없는 영변 핵시설에 대해서는 북한과 사전협의를 거쳐 검증한다’는 취지로 이미 북.미가 잠정 합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힐 차관보의 협상내용에 대해 미국 수뇌부의 승인이 내려지고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른 참가국들도 모두 동의하면 6자회담은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이행계획서를 제출하면 미국은 곧바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조치를 발효하고 검증이행계획서를 공식 추인하기 위해 6자 수석대표회동이 열리는 수순을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힐 차관보의 평양 협의에도 불구하고 핵심 부분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거나 관계국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6자회담은 다시 복잡한 상황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 거론되듯 미국 부시 행정부가 검증에 대해 상당한 양보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 미국내 강경파들은 물론 한국이나 일본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