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의원-2] 6월 한미정상회담, 한반도 운명 갈린다

박진 의원의 인터뷰를 이어서 게재합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아직 우리 정부가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전략적 유연성은 기동의 유연함을 가지고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는 여기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동북아 지역갈등에 미군이 투입되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략적 유연성에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태도는 한국 정부가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이 들어오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참석자들은 미국측이 왜 나가는 것만 생각 하냐고 묻더라. 미국은 한국과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부터 동맹이 추진하는 전략에 일단 반대부터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짐 리치 하원 동아태 소위원장이 한미동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쏟아냈다고 하는데.

리치 위원장은 매우 심각한 발언을 했다. “한국이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자주외교를 추구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자주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한미동맹의 구조를 탈피(eschew)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맹은 국익에 따라서 유지되는 것이고 정권을 초월하는 것이다. 강력한 동맹은 오히려 주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미동맹이 제대로 유지 되어야만 동북아시아에서 주위국가의 과도한 영향력 확대를 막을 수 있다. 이 지역은 갈등으로 점철돼 있다. 미국말고 어느 나라가 한국의 전략적 이익을 보호해줄 수 있는가”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가 심각하다.

-북한인권이나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 원칙을 밝힌 것이 있나.

리치 소위원장이 용어정리를 몇 가지 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가 아니라 폴리시 체인지(policy change)라고 말했다.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책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의 목적은 레짐 체인지가 아니라 비헤이버 체인지(behavior change)로 설명했다. 북한의 행태를 바꾸자는 것이다. 이점에서는 절대 오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북한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설득과 압박을 통해 정책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에 대한 판단은.

중국이 충분히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not enough)고 반응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계속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 미국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영향(backlash)가 있을 것이다.

-미국은 향후 북핵 문제에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위기 상황이다. ‘벼랑끝 전술’에 말려서 위기를 고조시킬 것인지 유턴시킬 것인지 기로에 서있다. 미국의 입장은 대화와 압박을 다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적 해결이 실패할 것을 대비해 플랜 비(Plan-B)에 대한 검토가 이미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5자협의를 제안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하지 않는 이상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일 삼각협력과 PSI를 통해 대북 압박 카드를 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아직은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때다.

-미•북간의 뉴욕채널에 대한 언급은 없었나.

뉴욕채널을 담당하는 조지프 디트러니 대사를 직접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국무성의 입장은 북한도 6자회담 복귀에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최악의 벼랑 끝까지 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빠르면 6월 안에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역할 분담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중국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미국이 아무리 뉴욕채널을 가동해도 소용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당국자 회담이 진행되면서 남북관계에서 유화국면이 조성되고 있는데.

북핵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남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는 한마디도 없고 비료만 지원했다. 남북 관계를 감안한다 해도 우리 정부 대응은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한마디로 무대책과 무원칙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우리 정부는 정보에 눈이 멀고, 외교적으로는 고립•소외 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은 말 그대로 ‘왕따’를 당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핵문제가 결정적 기로에 처해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남북공조 차원의 저자세 외교를 계속 할 경우에 한국은 결정적 과오를 범하게 된다.

-북한 정권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북한정권에 대해서는 매우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이다. 그들은 북한 정권이 범죄적(criminal) 이라고 보고 있다.

-8일부터는 일본을 방문, 외무성과 방위청 수뇌부를 면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 쪽 반응은 어떤가.

10일 오전 방위청 부장관, 외무성 차관, 중의원 외교안보 관련 여야 의원들을 연쇄 면담을 했다. 일본에서도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외무성, 방위청 수뇌부가 ‘한미관계가 이렇게 가면 안된다’ ‘일본이 불편하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야치 소타로 일본 외무성 차관은 직접 의원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한국과의 정보교류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본도 한국과의 정보교류에 신중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6자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은 오른쪽에 있고, 중국과 북한은 왼쪽에 있는데 한국은 왼쪽으로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청 군 관계자들은 어떤 발언을 하던가.

방위청 수뇌부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정부가 북한에 엄격한 자세를 취할 것이 요망된다’고 말했다. 그들은 한국의 여당의원이 북한 핵개발에 일리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최근 한미관계에도 문제가 있고, 불신이 생긴 것으로 본다. 한•미•일•유럽•호주 등이 공조를 유지해야만 동북아에서 평화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 고위 관리가 한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이런 식으로 말을 한 적이 없다.

-하와이 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해서 미군 수뇌부와도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 사령부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태평양 전 지역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곳이다. 이번 면담에는 육•해•공 지휘관이 모두 나왔다. 이곳에서도 같은 질문이 나왔다. 균형자론과 동맹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달라, 북한급변사태와 한국의 대응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북의 위협에 대해서 한국의 인식에 대해서 설명을 요청했다. 미군 수뇌부도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었다.

-6월 초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줄곧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이번 회담이 결정적인 기로라고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이 이 자리에서 중대한 합의를 내오지 못하면 6자회담이 좌초하거나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하면 양국은 따로 따로 갈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 외교정책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우리 정부는 국익수호와 전쟁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지만 현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위기를 더욱 자초하고 있다. 정부의 무원칙, 무전략, 무대책이 하루빨리 바뀌지 않으면 한반도는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우리 정부가 균형자론을 계속 주장하게 되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동북아 균형자론을 포기하고, 대북관계에서는 현실감각에 바탕을 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미국 일본과 손상된 공조관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이번 세미나에서 예상보다 깊은 대화가 오고 간 것 같은데.

이번 워싱턴 세미나 중 가장 솔직하고 노골적이고 고강도의 문제제기와 토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미국 측 인사들도 놀랠 정도로 솔직하게 했다. 청와대에 그대로 보고가 돼서 정책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참석자들은 말했다.

인터뷰/ 손광주 편집국장
정리/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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