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들이 뒤늦게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해 각 정당별 입장차가 분명하게 드러나 눈길을 끈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26일 현재까지 발표한 대북정책 공약을 비교한 결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북한인권 관련 정책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반면,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직접적인 관련 정책이 없었다. 진보신당은 남북 간의 인권대화를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은 국군포로나 납북자 송환 같은 인도주의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돼야 할 현안으로 꼽았고, 민주노동당은 한미동맹 폐기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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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26일 18대 총선 정책공약을 발표한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과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먼저 대미외교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평화외교 구현과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국제협력 등 매력외교로 품격국가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또 “남한 주도의 북한 개발정책과 국제공조우위론보다는 남북공동번영의 한반도 경제문화공동체 구축에 나서겠다”며 노무현 정부의 ‘한반도평화번영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또한 “남북이 주도하는 남·북·미·중 4자 한반도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북핵 불능화 완료를 전후한 시점에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해서는 시급한 해결을 강조했다. “쌀·비료 지원 등 대북 인도지원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사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도 개선돼야 한다”며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경제보상방식을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북핵 문제는 국제문제이자 민족문제이기 때문에 6자회담과 남북대화를 병행 추진해서 해결해야 한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면 경제발전과 인도주의 문제 해결이 촉진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한나라당은 26일 공개한 총선 공약에서 ‘북한의 변화 및 개방 유도’를 대북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가장 첫 번째 과제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제시했다.
세부적인 사항으로는 “유엔 및 국제인권 NGO와의 연대 강화를 통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체제를 강화하겠다”며 “‘북한인권기금’ 조성 및 북한인권 NGO 단체에 대한 지원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이기도 한 ‘비핵·개방·3000구상’의 실천을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핵·개방·3000구상’ 추진을 위한 남북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남북총리회담 및 남북경제협력공동체를 활용해 북한의 핵폐기 진전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총 400억 달러의 국제협력자금을 조성해 북핵 폐기 과정, 즉 1단계(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와 신고·검증 완료)→2단계(북한의 핵폐기 이행)→3단계(북핵폐기 완료)에 따라 단계적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이밖에 ‘대북지원 모니터링 제도’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남북회담과 현장방문 등을 통해 북측에 모니터링 중요성 강조 ▲남북협력기금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과 제도를 보완해 모니터링 실적에 비례한 대북지원 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미흡할 경우에는 지원규모를 축소 ▲대북 지원사업에 상호주의적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겠다는 것.
◆자유선진당=자유선진당은 자료집에서 “국제사회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 강화로 북한 주민 인권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엔 식량기구와 협력해 북한 주민이 최소한 의식주를 해결토록 지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산가족,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 상봉을 최우선으로 해결하겠으며, 이들의 귀환을 위한 특별위원회 및 특별기금을 설치하겠다”며 “탈북자들의 국내정착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북핵 폐기 및 북한의 긍정적 변화와 남북경협을 전략적으로 연계하겠다”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경우라도 국민적 합의와 투명성에 기반한 대북지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공약에서는 “한미동맹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해 한미 간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목표와 임무에 맞게 지휘체제와 임무를 조정하겠다”며 “동아시아 국가와는 정치·경제·안보 등 다자간 협력체제 구축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민주노동당은 동북아시아평화지대화 추진을 주요 대북정책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1단계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더불어 한반도비핵지대화 완성 ▲2단계는 6자회담의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에서 동북아시아평화지대화로 전환 ▲3단계에서는 6자회담 참가국을 중심으로 상화불가침 확약, 핵보유국인 미.중.러는 남.북.일에게 핵 불위협 약속 및 핵군축 협상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
또한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던 6월 15일을 ‘남북공동기념일’로 제정하는 것은 10.4 공동선언에서도 합의한 바 있다”며 “공동선언 채택일을 기념일로 하는 것은 남북 간의 긴장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파주 남북합작 경제특구 건설과 서해상에 남북공동경비군 창설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진보신당=종북주의 논란으로 민주노동당을 탈당해 새롭게 창당한 진보신당은 “인도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남북화해협력 정책과 남북 인권대화를 추진해 분단과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겠다”며 민주노동당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어 “이산가족,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비전향 장기수 문제 등 한반도 분단과 대결이 남겨놓은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경제주의적 관점에 입각한 남북경협 정책에 있어 한반도 주민 모두의 인권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준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 “인권을 국제정치적 압력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지만, 남북(한반도)의 인권 문제를 공동으로 논의할 인권대화 채널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북한 인권 문제의 유무와 수준에 대한 논쟁이 아닌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찾는 진솔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제특구에서도 남북노동자의 인권과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