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 징후] 北, ‘새 현안’으로 美전략 맞불인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돼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19일 일본 NHK와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북한 미사일 실험장 주변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발사준비로 보이는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실험장 주변에서 이달 초부터 대형 트레일러의 활발한 움직임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전장 35m의 미사일이 발사대로 이동하는 것이 관측됐다. 일본언론은 미사일의 길이와 크기 등으로 보아 ’대포동 2호’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이날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와 관련해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관련 부처와 공조체제를 이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군당국은 이번 주 초부터 북한의 미사일 기지 주변의 변화 징후를 포착하고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동 2호는 사정거리 6천700㎞로, 미국은 이번에 관측된 미사일이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일 경우 사정거리가 1만5천㎞에 달해 美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에 돌입할지는 미지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발사대 정리-트레일러 이동-미사일 이동-미사일 장착-연료주입 등의 수순을 거친다. 한미 관계당국은 위성사진을 통해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발사대로 이동하는 단계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실제 미사일 발사에 돌입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몇 차례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돼 왔으나 ‘시위’ 수준에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울러 발사대로 이동중인 미사일이 실제 대포동 2호인지도 확실치 않다. 북한군 장교출신 탈북자는 “북한은 열병식 등에 등장하는 모형(模形) 미사일을 시위에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정황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발사 움직임의 배경이다.

북한은 그동안 중요한 국면에서 핵실험 징후를 외부에 흘리거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여주는 등 강경전술을 활용해왔다. 지난해 2월 핵보유 선언에 이은 5월의 함북 길주군에서의 핵실험 징후도 강경전술을 활용, 6자회담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보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현재 김정일 정권은 미국의 북핵포기 요구와 대북 금융제재로 코너에 몰려 있다. 중국 등 관련국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또 15일 미국은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전면복원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핵포기를 요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일단 강경시위를 보여줌으써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려는 계산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는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유예상태’에 있다. 물론 북한이 유예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지만, 만약 약속을 깨고 실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핵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의 틀을 벗어나 미사일이라는 새로운 ‘현안’을 만들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핵문제를 미-북간의 문제로 보는 만큼, 좁게는 미-북간 현안 늘어놓기 전술이 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마국이 금융제제라는 새로운 ‘현안’을 만든 만큼, 우리도 새 현안을 만들어 북핵문제의 초점을 흐려버러고 맞불을 놓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반도 군사긴장 고조, 대북지원 ‘파이’ 불리기 의도

아울러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상태를 높여 남한의 경제지원을 더 타내려는 ‘작업’의 일환으로도 보인다. 지난해 북한은 핵보유 선언-핵실험 움직임을 보여준 다음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의 방북을 ‘윤허’해주고 ‘조선반도 비핵화’를 들고 나오면서 6자회담에 복귀해주는 대신 2백만 kw의 전력지원을 약속받은 바 있다.

김정일은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수준을 높이면 이를 무마하여 ‘평화공존’을 유지하려는 남한으로부터 지원받는 파이도 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북한의 군사긴장을 통한 평화유지비용 챙기기 구조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미사일 실험징후는 미국의 대북전략 혼란 야기와 DJ 방북,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대북정책을 차기 대선까지 밀어부치려는 노무현 정부를 활용하겠다는 양동작전의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이 실제 미사일 발사에 돌입할지는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만약 미사일 실험에 돌입한다면 김정일은 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주 묘한 타이밍에 미사일 발사 징후가 나온 것 같다.

데일리NK 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