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놀란드]”北 원화하락 심각, 돈다발 들고 다닐 판”

▲ 평양 1백화점 식품부 <사진:연합>

북한에 최고액권인 1만원권이 발행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고액권 발행으로도 북한의 물가상승 문제는 해결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암시장 유통에 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가 주장했다.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선임연구원은 “북한 재정당국의 1만원권 발행 계획은 어떤 근본적인 정책변화라기보다는, 그저 높은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8일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일 일본의 <도쿄 신문>은 “북한재정 당국이 빠르면 올 여름부터 1만원권 지폐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북한에서 통용되는 지폐 가운데 최고액권은 5천원권이다.

놀란드 박사는 “북한의 물가상승 문제는 근본적으로 산업부문이 침체돼 있는 상태에서 노동자 임금이 늘어나 생긴 것이다”며 “생산되는 물건은 적으면서 돌아다니는 돈만 늘어나니까 물건 값이 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1만원권 발행조치는 물가상승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많은 돈다발을 들고 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조치에 불과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놀란드 박사는 “1만원권 발행조치는 북한에 경제사회적인 불평등이 커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노동자들 가운데 한 달에 1만원 이상 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1만원권이 발행되더라도 돈 많은 사람들이 암시장에서 미국 달러를 교환하는데 주로 통용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북한의 고액권 발행 계획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지속적으로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나라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2002년 경제개혁 조치 이후 매년 물가상승률이 100% 이상을 기록했다”며 “이런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경우 돈의 가치가 너무 떨어져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돈다발을 수레에 싣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7월에 단행한 경제관리 개선조치의 영향으로 물가가 오르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외국과 거래하는 기업이 늘자 외화와 북한 원화를 교환하는 암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원화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평양 암시장의 환율은 달러당 2천 6백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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