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의 원샷칼럼]부러진 화살 ‘광명성 3호’

북의 로켓은 발사 수분 뒤 산산조각 나 서해에 떨어졌다. 이와 함께 김정은의 체면도 콩가루가 됐다. 로켓 발사 기술자들을 만나보려면 혹시 요덕수용소로 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강성대국 원년’도 초장부터 부정을 탔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때 서울에 와서 이렇게 말했다. “북의 나쁜 행동을 보상 하던 시절은 지났다(those  days are over)”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북이 로켓 발사보다는 인민 먹여살리는 일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도 북의 로켓 발사를 ‘해선 안 될 짓‘으로 못 박은 바 있다.


이런데도 북은 왜 그길로 내뻗는 것일까? 미국의 식료품 지원도 제 발로 걷어차면서까지 그러는 이유가 대체 뭘까? 6자 회담이니 미북 대화니 하는 것은 그저 시간 끌기에 불과하고, 북의 진짜 속내는 결국 “너 죽고 나 죽고의 협박능력을 보유하는 것만이 최 상책”이란 것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들이 이 진짜 알맹이를 모른 채, 또는 알면서도 눈 감고 지금까지 북과 ‘회담’을 해왔다. “그렇게 하는 게, 그렇게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판단할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래서 과연 무엇을 얻었는가?


북은 ‘너 죽고 나 죽고’ 외엔 다른 생존방법이 없다고 일찌감치 결론 내렸을 것이다. 다른 방법이란 인민 먹여 살리고 나라 정상화 시킬 ‘합리적 선택’이다. 그러나 ‘합리적 선택’은 곧 김씨 왕조의 위기라고 북은 볼 것이다.


체제도 유연화 시키고, 정책도 시장 쪽으로 조금씩이라도 다가가고, 국제사회에 대한 빗장도 슬슬 풀고, 인민들의 자조(自助)와 개인의 이니셔티브도 허용하고… 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다. 그러나 지금의 북은 그럴 용의도, 여력도 없다. 체제적으로는, 국가적으로는, 사회체계(social system)상으로는 북은 이미 고장 나고 녹 쓴 고철 덩이이기 때문이다. 선군정치란 그런 고철덩이를 김씨 사병(私兵) 집단이 계엄령 태세로, 억지로 지탱하겠다는 것이다.


이래서 ‘햇볕’과 6자 회담과 미북 대화는 북의 진짜 속내를 정확히 짚기보다는, 그 바깥을 빙빙 돈 결과로 귀착하곤 했다. 북의 이중적, 표면적, 전술적 수사학만 바라보고 거기에 말려든 결과밖엔 안 된 것이다.


설령 한 가닥 가느다란 대화의 통로 자체는 유지할 경우라도, 북의 진짜 속내 즉 “너 죽고 나 죽고 밖엔 살 길이 없다”고 하는 그들의 기본 입장을 분명하게 알고 대해야 한다. 희망적(wishful) 기대는 부질없다. 북은 핵, 미사일, ‘천안함’ ‘연평도’ ‘불바다’ 외엔 김씨 왕조를 유지할 다른 길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대책은 뭘까? “북의 나쁜 행동을 보상하던 시절은 지났다”가 아마 가장 정확한 결론일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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